언제나 열쇠가 말썽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사무실 책상 열쇠를 찾느라 한참을 씩씩거렸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건망증도 없는데 열쇠하고만 얽히면 늘 난감한 일이 생기니 말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릴 때 열쇠를 아무데나 두던 습관 때문인 게 분명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습관들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비디오 가게와 저와의 관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전에 살던 동네에서 저는 비디오 반납 연체 대장이었습니다.
실제로 비디오 대여료보다 연체료를 훨씬 많이 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동네에서는 몇 년간 단 한 번도 연체한 일이 없습니다.
연체는 커녕 새 영화는 반납일 전에 돌려줘 주인아줌마에게 '우수고객'이라는 칭호까지 받았습니다.
비디오 반납이라는 똑같은 일에 대해 어떻게 이토록 상반된 행동을 보일 수 있을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 동네에서는 처음 몇 번을 늦게 갔다주면서 연체하는 버릇이 생겨버렸고, 지금 동네에서는 처음 몇 번을 날짜에 딱 맞췄더니 그렇게 굳어버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처음에 어떻게 습관들이느냐에 따라서 불량고객도 되고 우수고객도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건 정녕 희망의 발견입니다.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할 때가 바로 그동안 불만족스러웠던 관계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이니까요.
마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듯 말이에요.
지난 주 부터 새 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 학년, 새 친구, 새 일기장..
세상의 모든 새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계와 습관을 만들 기회를 줍니다.
우리에게 지금 그 기회가 온 것입니다.
여러분은 새 봄에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고 싶으십니까?
(한비야/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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