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둔 동대문의 한 대형 의류상가입니다.
매장에 손님은 많은 편이지만 문제는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이미 일주일 전부터 가격세일에 들어갔지만, 손님들은 매장을 10곳 넘게 둘러보고도 살까 말까입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해도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다고 하는데요.
[홍향순/서울 응암동 : 경기가 너무 침체되다 보니까 저희 가정주부들도 인제는 설이 돌아오면 음식도 많이 해야되고 그러잖아요. 옷은 좀 덜 입어야죠. 아무래도 있는 거 입고 그냥 나왔는데 마침 싸지도 않고...]
[이명숙/서울 녹번동 : 요즘 경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돈을 쓰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돈이 없고, 맘 놓고 못 사는 게 좀 아쉽고...]
매장 직원들은 속이 탑니다.
[김명희/의류점포 운영 : 사지는 않고 사는 분이 열 명 중에 한 세 분? 현상유지만 되도 요즘은 잘되는 거라고들 하시죠.]
손님이 없어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보니 다른 일을 하거나 아예 점포를 비우기도 합니다.
손님이 와도 구경만 하고 그냥 가니 그야말로 울상이라고 하는데요.
입춘이 지나고 매장마다 봄 신상품으로 단장하고 매출을 기대하지만 아무래도 지난해 이맘 때만 못합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었고 그나마 유명 브랜드를 최고 8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아울렛 매장으로 고객들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복희/서울 상계동 : 생활비도 아껴야 되고 옷사러 나오면 아무래도 백화점 가던 거 동대문 가고 아울렛 매장 가고 그렇게 되죠. ]
이처럼 조금이라도 더 아끼려는 알뜰구매가 늘면서 파격할인을 하거나 떨이옷 행사도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예 점포를 내놓은 곳도 늘고 있는데요.
중국 상인과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뜸해진 요즘, 지방상인들의 관광버스로 극심한 체증을 빚던 불야성 동대문은 옛날 모습이 됐습니다.
[유혜경/의류점포 운영 : 옛날 같지 않다. 장사가 옛날 같지 않다. 그렇게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예요.]
허리띠를 조이고 옷 구매부터 줄이는 자린고비가 늘면서 명절을 앞둔 의류시장에도 불황의 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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