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가 경제에 개입할 때 다른 어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보다도 재정지출에 비해 규제에 더 많이 의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정지출과 규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정부 규모는 OECD 28개국 중 2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한국 정부규모 진단: 재정지출과 규제'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민간경제활동에 개입할 때) 다른 어떤 OECD 국가보다도 지출에 비해 규제에 더 많이 의존한다"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추가 세원 발굴이 쉽지 않은 국가의 정부는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약한 규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각국별 지출 대비 규제의존도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0.7을 기록해, 0.9인 일본, 1.1인 벨기에, 1.3인 스웨덴, 1.8인 덴마크, 2.2인 영국, 2.3인 미국에 비해 지출에 비해 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의존도는 값이 적을수록 규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흔히 정부규모를 재정지출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규제도 민간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만큼 실질적인 정부의 규모는 재정지출과 규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면서 "재정지출과 규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우리나라의 실질 정부규모는 통계가 제공되는 OECD 28개국 중 21위"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재정지출과 관련, "우리나라 재정지출 규모 추정치는 GDP대비 31.5%(2004년 기준)로 OECD국가 중 최저수준"이라며 "하지만 1995∼2004년간 우리나라를 제외한 OECD 평균 재정지출은 GDP대비 48.1%에서 44.6%로 크게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의 재정지출은 GDP대비 20.8%에서 28.1%로 OECD국가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재화시장과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의 규모는 OECD 30개국가 중 12위로 재정지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선진국은 규제개혁을 놓고 경쟁중이지만, 우리나라의 규제는 2001년 이후 증가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규제건수는 2002년 7천681건이었으나, 2004년 7천910건, 지난해 8천83건으로 늘어났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는 재정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은 `저지출 중규제'형의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정환경 변화와 정부역할의 확대 경향을 감안하면 고지출 고규제 국가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정부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국가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외형의 팽창은 적극 관리하면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한편, 재정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혁신적으로 높여 작고 강한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소는 이어 정부는 재정지출의 우선순위를 혁신기반조성과 지식창출 지원에 두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사회통합력을 강화하되 지출은 합리화해야하며 규제완화와 규제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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