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금품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의 횡령금 가운데 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금액이 1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제이유그룹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그동안 주 회장이 횡령한 284억 원의 사용처를 추적한 끝에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의 규모를 파악했다.
주 회장이 제주 골프장 사업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60억 원과 채무 변제에 쓴 30억 원 등의 용처는 확인됐으나 100억여 원의 행방은 묘연하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이 돈은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설을 처음 제기한 '국정원 보고서'에 적힌 100억 원과 비슷한 액수다.
이는 주수도 회장이 사정기관의 수사를 차단하고 제이유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유력인사들에게 막대한 돈을 살포했을 것이라는 항간의 의혹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질 수도 있음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 회장이 용처가 불분명한 100억 원 상당의 수표를 돈세탁 등의 수법으로 현금화한 뒤 정치권과 사정기관 실력자들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주 회장의 가명 및 차명 계좌를 추적하는 작업과 별도로 돈 봉투나 사과상자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금품 전달 정황을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또 유력 인사들의 가족을 다단계 사업자로 끌어들인 뒤 투자금을 대주고 수당을 제공하는 수법으로 신종 로비를 벌였을 것이라는 의혹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금품로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주안점을 두는 또 다른 분야는 주 회장이 회사에서 단기대여금의 형식으로 빌린 뒤 갚지 않은 돈의 용처다.
주 회장은 200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빌리는 방법으로 300억여 원을 가져갔으나 아직까지 71억 원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당초 이 돈을 갚지 않은 것과 관련해 횡령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변제액이 230억 원에 달해 공소장에서 제외했다.
주 회장은 문제의 71억 원을 지사 격려비와 각종 행사 경비 등 회사 운영에 썼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이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에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돈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복수의 정치인 등 고위인사들이 제이유측과 석연찮은 돈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의 성격을 규명하면 수개월에 걸친 수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꼬리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금품로비 의혹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원 보고서 공개 이후 점차 확산되는 100억 원대 금품 살포설의 진상은 용처가 불분명한 돈의 정밀분석 작업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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