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외교관들이 떨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조직 혁신 차원에서 재외공관장직을 마친 뒤 본부에서 적정한 보직을 받지 못한 고위급 외교관들에 대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외교부는 특히 행정고시 출신 외부인사인 김호영 제2차관의 취임을 계기로 조직 혁신 차원에서 대사.총영사 등 재외공관장직을 마친 고참 외교관들의 활용 방안을 집중 모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이틀된 문제는 아니지만 반기문 전임 장관(외시 3회) 보다 여섯 기수나 아래인 송민순 장관(외시 9회)이 지난 1일 부임함에 따라 대사나 총영사를 맡고 있거나 맡았던 고참 외교관들이 본부 고위직을 담당할 기회가 현실적으로 한결 좁아지면서 시급한 현안이 됐다.
현직에 있는 송 장관의 외시 동기가 20명, 선배는 45명이다.
따라서 6개월 안에 은퇴가 예정된 10명을 제외하고도 55명에 달하는 고참 외교관들 중 상당수가 정년(만 60세)을 못채울 지 모른다는 고민을 하게 됐다.
현재 12~14등급(기타 중앙부처 1~2급 수준)에 해당하는 고위 외교관들의 경우 120일 동안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퇴직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들 고참 외교관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조기 은퇴를 해야할지도 모를 상황에 놓였다.
특히 55명 가운데 대사 및 총영사 등으로 해외에 나가있는 25명 중 상당수는 귀임 명령을 사실상의 명예퇴직 통보로 받아 들여야 할 형편이다.
현재 외교부는 마땅한 보직이 없는 고참 외교관들을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대사로 임명해 활용하기도 하고 10여명은 대학 겸임교수로 1년간 활동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보직을 받지 못할 고참 외교관들을 소화하기에는 자리 수가 턱없이 모자란다.
또 겸임교수 및 특임 대사를 맡은 고위직 외교관들이 기대치 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외교부는 외교관으로서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이들을 다시 일선 외교현장이나 기타 관련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퇴직하도록 둬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비외교관 출신의 2차관을 임명하고 1차관 소관이던 인사제도·예산·기획 등 업무를 2차관에게 넘긴 데는 이 문제를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기에 외부 인사가 적절하다는 측면도 일부 감안됐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사·총영사 등을 지낸 외교관들이 '품위손상' 없이 갈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데다 재외공관장의 경우 본부 간부들과의 순환 원칙상 자기 자리를 계속 지킬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재외공관과 본부를 순환해서 근무하는 외교부 특성상 있을 수 밖에 없는 문제"라며 "외부 출신의 신임 차관이 왔다고 해서 당장 묘안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며 의견수렴을 거쳐 외교부 역량 강화에 맞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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