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6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재차 연기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헌재소장 공백상황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본회의 전까지 임명동의안을 다루지 않고 여야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보겠다는 합의내용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접점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단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임명한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해법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의 임명철회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 등 두 가지 옵션만 제시할 정도로 입장이 완고하다.
이처럼 강경한 입장이 대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표결 요구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만약 우리당이 소수야당과의 협조를 통해 표결을 시도할 경우엔 한나라당은 재차 본회의장 점거와 같은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해 우리당은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반드시 설득해야 할 대상인 한나라당은 요지부동이고 표결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149석)를 10석이나 밑돌기 때문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만약 한나라당이 30일 본회의에 앞서 재차 본회의장을 점거한다면 표결처리 강행은 더욱 힘들어 진다.
질서유지권 발동을 요구한 뒤 표결을 강행할 수 있지만 국회의장이 실제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임채정 의장 측은 15일 본회의에 앞서서도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물리적인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는 질서유지권 발동 여부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또한 무엇보다도 우리당 내에서도 한나라당과의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기 전에 우리당이 먼저 기습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해 표결을 강행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에 소수야당이 협조할 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소수야당의 경우 임명동의안의 표결처리에 대해 우리당처럼 적극적인 입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우리당내의 반란표를 염두에 두고 표결처리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이 때문에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상태가 정기국회 종반까지 이어지고 임명동의안 처리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당이 오는 12월 9일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된 뒤 임명동의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당이 이날 원내대표 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법개혁안과 국방개혁안 등 국회에 계류된 주요법안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협조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 법안을 처리한 뒤 본격적인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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