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의 한 농촌마을.
이삭이 막 패기 시작한 논에 오리 모양의 큰 조형물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습니다.
오리 조형물 안에는 실제 오리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벼농사를 돕는 오리라고 해서 마을 주민들은 이 오리를 '오리일꾼'이라고 부릅니다.
마을주민들은 매년 모내기철에 맞춰 새끼 오리를 방사하는데 오리들은 논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각종 잡초와 해충을 잡아먹고 벼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제초제와 살충제는 물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 유기농 경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승휘/토고미마을 이장 : 흙탕물을 내면서 잡초를 먹으니까 제초제를 쓸 필요없이 농사를 지을 수가 있는 거죠.]
전통적인 오리농법으로 수확한 쌀이라는 명성이 알려지면서, 오리 쌀은 일반 쌀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매년 모내기 때마다 필요한 새끼 오리는 대략 7~8천 마리.
이 정도 오리를 사려면 1천5백만 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이 비용은 지난 2002년 이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전기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단순히 오리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오리농법으로 수확한 쌀에 브랜드 기법을 적용했고 고객 마케팅과 홍보까지 마을 주민들에게 전수해서 고급쌀의 판로를 개척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승휘/토고미마을 이장 : 경영이라고 하는 건 우린 농사꾼이니까 잘 모르잖아요? 어떻게 마을을 운영해야 생존할 수 있는가 그런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시죠.]
마을 어귀에 있는 한 폐교.
학교 앞마당에서 떡메치기가 한창입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농촌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초등학생들입니다.
물가에서 고기도 잡고 밭에서 감자와 고구마를 수확하는 등 다양한 농촌활동을 할 수 있어서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김소정/농촌체험 참가학생 : 농촌은 많이 가봤는데 이런 건 처음 타봤어요. 재미있고 신나요.]
농촌 체험캠프가 입소문을 타면서 연간 1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2박 3일 코스에 1인당 6만원씩을 받으니까 산골 마을로서는 상당히 큰 수익원이 생긴 셈입니다.
캠프 참가비 수익 외에도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마을에서 수확하는 유기농 농산물을 직접 팔면서 판매수익도 부쩍 늘었습니다.
[이영순/토고미마을 주민 : 전국 방방곡곡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시니까 농산물도 직접 팔 수 있어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죠.]
농촌체험 코스 역시 이 마을을 돕고 있는 삼성전기에서 기획했습니다.
[채인영/삼성전기 사회봉사단 과장 : 농촌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마케팅이나 서비스같이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부분들을 농촌에 접목시킨 거죠.]
지난 99년까지 가구당 연간 수입이 1천만원에 못 미쳤던 이 마을은 다양한 수익사업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연간 수입이 3500만원으로 네 배 가까이 급상승했습니다.
전국 농가의 평균소득보다 1천만원이나 많은 수준입니다.
가난하고 무기력하던 산골 마을이 기업의 경영기법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력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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