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간신문 장식한 블레어와 위너의 해변 사진
영국의 유일한 석간신문 이브닝 스탠다드(Evening Standard)의 지면을 장식했던 사진 한장이 눈길을 끈다. 피둥피둥. 해변에서 폼 좀 잡아 보지만, 이미 탄력을 잃어 축 처진 가슴살에 망가져 버린 몸매의 이분들은 누구일까요. 왼쪽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수상 토니 블레어(Anthony Charles Lynton Blair). 1953년 생이니 올해 우리나이로 54살. 중년이라고 하지만, 요즘 필사적으로 몸관리하는 50-60대 중장년 몸짱 아저씨들에 비하면 참 초라하기 그지 없는 몸이다. 비록 배는 나온 것 같지 않아 복부 비만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우리 나이로 31살에 국회의원이 된 뒤 11년 만인 1994년 진보적인 영국의 노동당 당수가 됐다. 이어 1997년 총리 자리를 차지한 뒤 10년째 자리를 유지하며 영국사회 개혁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잃어버린 팍스 브리타니아(PAX BRITANIA)의 영광을 되살려 보려 애쓰느라 사실 몸 돌볼 시간이 없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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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간 이브닝 스탠다드에 실린 블레어와 영화감독 위너의 모습. |
그 옆자리에 계신 분은 누구일까.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마이클 위너(Michael Winner)다. 마이클 위너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는 시골 작은 극장서 70년대에 봤던 '스콜피오(Scorpio, 1973년 작품)'다. 성격파 배우로 호남형의 버트랭커스타, 한국이나 동양권에서 최고의 미남으로 60,70년대를 풍미한 알랭 들롱 주연의 갱스터 무비.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도시의 음산한 분위기에 열연을 펼치던 최고의 호남과 미남의 얼굴은 잔상(殘像)으로 남아 위너의 축쳐진 몸매에 안타깝게 오버랩 된다. 위너의 경우 사실 1935년 생, 우리나이 72살이니 그 나이까지 살아 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으리라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불룩 튀어나온 배에서 비만의 전형적인 몸매를 보게 된다. 배가 많이 나와 상대적으로 블레어에서 보는 처진 가슴살(slack boobs)은 가려졌지만...
식이용법과 아령, 푸쉬 업 운동 권고
블레어와 위너의 사진을 게재했던 신문은 해변에 나가 거닐기 전에 몸부터 살펴보라고 우스개 섞인 기사를 한 줄 덧붙였지만, 과체중을 줄여 몸의 균형과 근육을 되찾고 건강도 돌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켈리 마틴 박사의 말을 인용해 블레어 총리에게 운동하는 방법을 충고하며 시민들에게 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식이요법과 운동. 한마디로 적게 먹어 불필요한 열량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일단 먹은 뒤에는 많이 운동해 남아도는 열량을 태워 없애는 것인데... 특히 군살을 빼 탄력있는 몸매를 되찾고 싶은 사람은 이 2가지를 철칙으로 권하고 있다. 먼저 식이요법에서 최대의 적은 물론 설탕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정제한 탄수화물(refiend carbohydrate)음식. 쉽게, 생각해 하얗게 빻은 밀가루 음식(white flour)이다. 이어 혈중 포도당 수치를 높여 주는 튀김음식을 경계하라고 일러 준다. 이어 술과 붉은색 살고기, 인스턴트 정크푸드...
운동으로 권한 것이 무척 손쉬운 것이다. 아령(dumbbell)과 푸쉬 업(push-up, press up)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돼 서양인에 날로 가까워지는 한국인들도 집안에서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아령을 서서 할 경우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누워서 아령을 들고 '폈다, 접었다' 반복할 경우 가슴의 근육이 강화된다고 한다. 푸쉬 업을 할 때는 힘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몸을 낮춰 복근(abs)을 단련시키고 열량을 소비하라고 충고한다.
블레어 총리도 '건강 관심' 권고…복지예산과도 관련
요즘 영국인들은 비만 문제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뱃살 제로(zero)' 몸매를 배우자는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유명 연예인이 어떻게 살을 빼고 몸매 관리에 성공했다더라 하는 비결이 화제가 되곤 한다. 몸매 관리 차원은 물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신문기사도 자주 눈에 띈다. BBC TV에서도 뉴스로 방영할 정도다. BBC에서는 지구상에 8억 명이 먹을 음식이 모자라 고생하는데, 3억 명은 너무 먹어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지적하며 최근 급증하는 과체중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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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을 경고하는 BBC의 뉴스. |
블레어 총리도 공개적으로 건강문제를 거론했다. 국민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일에 관심을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일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복지예산의 적정선 유지를 위한 뜻도 담겨 있다. 과체중 등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겨 질병이 발생할 경우 이는 정부 보건 의료 재정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의료보험을 전 국민에 적용하는 복지국가에서는 보건 재정의 급증하는 수요가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과체중 문제는 개인의 몸매 관리나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공동체 사회 전체의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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