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20대 여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 용의자 김 모(26)씨가 첫 희생자 신용카드로 돈을 뽑은 현금인출기에 저장장치가 없는 '깡통'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어 추가희생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경기도 군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윤모(22·여·회사원)씨가 안양시 만안구에서 실종되자 가족들은 다음날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신고 하루만인 17일 오후 1시32분부터 약 20분간 군포시 산본전철역 구내 H사 현금인출기를 통해 윤씨 신용카드 8장에서 284만원이 인출됐고, 경찰은 CCTV를 통해 용의자 사진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H사 지역 관리소를 찾은 경찰은 "일시적 고장으로 CCTV영상이 녹화되지 않았다"는 허탈한 답변을 듣고 범인을 잡을 결정적 기회를 놓친 채 수사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이 H사 관리소를 조사한 결과 애초 범인이 이용했던 인출기 CCTV에는 렌즈만 달려 있을 뿐 정작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가 장착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불과 3일 뒤인 5월 20일 새벽 윤씨는 실종 닷새만에 군포 금정역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H사는 결국 경찰의 강력한 요청을 받고 6월에 접어들어서야 이 현금지급기에 하드디스크를 새로 다는 등 CCTV 운영을 정상화했고, 이후 얼굴없는 용의자의 범행은 두 차례나 더 자행됐다.
6월 9일 의왕에서 실종됐던 김 모(20·여·대학생)씨 시신이 7월 3일 의왕시 청계동 안양공동묘지 인근 '도깨비도로' 옆 풀숲에서 알몸상태로 발견됐고, 7월 1일 군포에서 허 모(27·여)양이 귀갓길에 실종됐다.
하지만 7월 1일 다시 경찰 수사에 청신호가 켜졌다.
윤씨의 신용카드가 사용됐던 산본역의 인출기에서 1일 오후 10시께 또 다시 실종된 허씨의 신용카드로 120만원이 인출된 것이다.
범인의 얼굴이 명확하게 찍힌 CCTV 화면을 확보한 수사팀은 4일 밤 퇴근길에 차를 몰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김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첫 희생자의 신용카드 사용 때 CCTV 화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 범인을 빨리 검거해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H사 관계자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전국 전철역, 편의점 등에 있는 3천 여 개의 현금인출기에는 모두 CCTV가 달려 있다"면서도 "매일 직원들이 기기를 점검 하지만 CCTV는 내부를 열지 않는 이상 고장을 쉽게 알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군포=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