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건물 붕괴로 무고한 희생자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1년이 된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이 곳에 마련된 '삼풍참사 위령탑'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유가족 500여 명이 모여 떠나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 행사를 열고 지워지지 않는 슬픔에 눈시울을 적셨다.
유족들이 끊임없이 위령탑 뒷면의 추모석 앞을 찾아와 각자 꽃다발을 바치고 향을 피우느라 추모식 행사는 당초 예정 시간보다 30여 분 늦은 11시 30분에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몇몇 유족들은 추모석 석판에 새겨진 아들, 딸의 이름을 외치며 목놓아 통곡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김순자 삼풍유족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앞길이 창창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자식들이 꿈도 펴보지 못하고 너무 허무하게 사라졌다.
당시 현장만 생각하면 아직도 애통한 마음이다"며 "희생자들이 이런 비극이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원혼들을 달랬다.
이순자(67.여) 유족회 부회장은 "그 당시 15일만에 겨우 딸을 찾아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며 11년 전의 비극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사고로 아내와 처제를 잃은 장의석(55)씨도 "A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아내를 기다리다 갑자기 딸 생각이 나 B동에 반찬을 사러 간 사이 건물이 무너졌다. 지금도 그 악몽에 시달린다"며 "저보다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유품 하나 찾지 못하고 오로지 여기만을 묘소로 생각하며 매일같이 찾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행사에 참석한 유족들은 추모식이 끝나자 한 명씩 위령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한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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