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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민원 봇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단체장과 후보자들에게 요구하는 민원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민원은 법을 어기거나 억지에 가까운 것들이어서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의 정책 선거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와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하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수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요즘 경남도내 A시 단체장의 비서실에는 선거를 한달 가량 앞두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이 들끓는다.

지방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대규모 부지 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가를 높게 책정해 달라는 보상 민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비서실에는 40대 승용차 운전자가 주정차 위반 스티커까지 들고 찾아와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단속해도 되느냐"고 되레 항의하는 등의 적반하장식 민원이 비일비재하다.

같은 시의 기초의원에 출마하는 K씨는 "취업 부탁은 예사고 개별적인 청탁성 민원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들어줄 수도 없고 안들어 주기도 곤란해 정말 죽을 맛"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B시의 경우 하루 평균 온라인을 통한 열린 민원 10건, 전화를 통한 120 생활 민원 30건이 각각 접수되는 가운데 일부 수용하기 힘든 민원이 포함돼 있다.

B시청에는 도시 개발과 관련해 주거지역을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해 달라거나 편입되는 부지의 가격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마찰을 빚고 있는 개발 업자측과 주민의 중재를 맡아 달라며 대표자들이 찾아와 담당 공무원을 난처하게 했다.

이들은 대화 과정에서 선거와 표 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은근히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공무원은 지적했다.

C시의 홈페이지 사이트에는 한 주민이 민원을 제기할 서두에 \'먼저 시장이 공천받은 것을 축하드린다\'는 내용을 싣는 등 표를 의식하게 했다.

한나라당 D시장 후보로 선출된 G씨는 "최근 얼굴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시민\' 이라며 전화를 걸어 골프장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달라는 민원을 해 당황스러웠다"며 "그린벨트의 경우 실제 시장이 되더라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해 실현성 는 공약이나 민원은 들어준다는 약속도 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냉정하게 거절하기도 어려워 법적으로 검토해 본다는 등의 애매한 답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보자 입장에서는 표가 급하니까 마지못해 \'알았다. 검토하겠다\'고 답하는 예가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 후보자와 유권자의 관계가 아니라 바람직하지 못한 \'거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창원대 행정학과 송광태 교수는 "현재 지역민들이 입후보자에게 억지 민원을 호소해도 제재할 방안이 없지만 민주적이고 바람직한 선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주민들은 정당하지 않는 민원을 제기하는 것을 자제하고, 후보자들은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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