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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투기자본의 본성"

<8뉴스>

외국계 펀드들의 연합이 KT&G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외국자본에 의한 우리 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본의 국적은 중요합니다.

기업의 본부가 어디냐, 경영진이 어느나라 출신이냐에 따라 기업의 행태가 달라지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KT&G는 국민경제에 핵심적인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자본에 넘어가도 별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국민경제에 핵이 되는 기업들이 외국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많은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의 국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KT&G 사태가 시사하는 더 큰 문제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확립된 소위 주주가치 경영의 폐단입니다.

물론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주주가 기업의 주인인데 기업이 그 주인을 위하여 경영되는 것이 무슨 큰 문제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주들이 형식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이지만 사실은 가장 떠나기 쉬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장래에 대한 '주인의식'이 약한 집단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주주들의 비위를 맞추려면 고용과 투자를 줄여서라도 단기적 이익을 많이 내고, 그 중 최대한 많은 부분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사상최대의 이윤을 내면서도 예전만큼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주주가치 경영 때문입니다.

KT&G가 적극적 투자도 삼가고 고배당을 하면서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주주가치 경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협에 노출이 된 것은,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주주가치 경영의 압력이 얼마나 더 거세질 것인가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주주자본주의의 폐해가 더 커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적대적 인수합병을 어렵게 만들고 투기성 자본을 규제하는 등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와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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