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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남자 신화, "비주류 왕이 되다"

소액 제작비, 스타 시스템 없이 작품성으로 승부

<8뉴스>

<앵커>

왕의 남자의 새 기록은 스타배우와 물량공세 없이 이뤄낸 문화적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철저한 비주류가 최고의 자리에 등극하면서 우리 문화상품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남상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최고의 영화가 된 왕의 남자는 30억 가까이 빚을 진 비주류 감독이 어렵게 성공한 영화입니다.

주연 배우의 군입대로 촬영이 무산될 뻔 했고, 영화의 핵심 무대인 경복궁 촬영은 고증이 안됐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으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50억 원도 안되는 제작비 때문에 마케팅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이렇다 할 스타도 없어 개봉관을 잡는데도 서자취급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준익/'왕의 남자' 감독 : 광대라는 주인공이 그 시대의 비주류이기도 하고, 저 역시 스타감독이 아니었으니까 저 자신도 비주류이고...]

천만 돌파나 최고기록 돌파까지 다른 영화들처럼 영화표 할인도 하지 않았고 상영을 늘리기 위해 극장 측에 사정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감우성/영화배우 : 흥행공식, 스타 시스템 같은 제작관행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데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승혜/영화사 아침 대표 : 흥을 돋구고 한을 풀어주고 시각적인 미를 관객들에게 알려준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먼저 탄탄한 원작을 알아보고 복잡미묘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해 영화는 순항했지만 5백만 돌파 직후 터져나온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이 다시 제작진을 괴롭혔습니다.

'왕의 남자' 흥행이 스크린 쿼터 축소를 불러온 것처럼 비쳐졌고, 감독은 왕의 남자가 스크린 쿼터의 암살자가 되었다며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황산벌, 왕의 남자를 통해 비주류의 존재 의미를 보여준 이 감독은 4월 크랭크인 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다시 한 번 소외받은 자들의 상처와 극복을 그릴 예정입니다.

[이준익/'왕의 남자' 감독 : 우리가 주류가 쫓아가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주류가 부러워 하는 비주류가 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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