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운영하던 김씨는 대학 강사인 남편과 서울을 떠나기로 결심, 지난 1998년 간단한 살림살이만을 챙겨 이름조차 생소했던 화천군 선이골의 어느 산간 외딴집에 자리를 잡았다.
김씨와 남편 김명식(61)씨는 9살인 막내 원목이부터 16살 먹은 장남 선목에 이르기까지 다섯 아이들과 함께 전기도,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서 지난 7년간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학교에 가지 않고 부모에게서 과학, 종교, 역사, 의학 등 학문을 배우며 밥 짓고 장작 패고, 농사짓고 바느질을 하면서 대안적 삶을 배웠다.
남편과 다섯 아이들과 함께 자연귀의적 삶을 추구했던 김씨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필요에 넘치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단 몇 권의 책과 공책, 연필 한 자루, 두 벌 옷과 한 짝의 신발, 이불 한 채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넘치는 물건들 속에서 아이들이 어찌 검소와 나눔을 배우겠는가? 이곳에서조차 '가난의 풍요로움'을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실패라 하겠지? 자연과 유리된 대도시에선 가난이 재앙이고 큰 불편이겠지만 이곳에선 가난은 자유이며 축복이지."
김씨 가족의 이야기는 2004년 여름 김씨가 자신과 다섯 아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책 '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도서출판 샨티)를 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문명의 혜택을 거부하고 자연과 하나된 삶을 추구했던 김씨의 장례식장에는 가까운 지인들만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매일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일구던 밭에 묻혀 자연과 하나가 됐다.
(화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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