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현장에 직접 가서 서민경제를 챙기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생각이다.
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만찬에 앞서 올해의 대통령 사진전을 둘러본 뒤 "1년간을 기록한 사진들을 쭉 보니까 올해 내가 국민들과의 밀도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내년에는 조금 더 국민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하루뒤 이런 다짐을 실천에 옮겼다.
29일 오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서울 등촌동의 소녀가장과 독거노인을 찾아 세밑의 따뜻한 정을 전했다.
지난 8월31일 논설·해설위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정치적 처지같은 것을 비유를 들어 설명하면 그것만 달랑 보도되는데, 무엇 때문에 현장에 다니냐"며 '현장에 가 달라'는 주문을 일축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노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서 "대통령이 제왕처럼 행세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주권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지 몇 개의 이미지나 쇼로 국민을 기뻐하도록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으로, 그런 부분에서 나는 일종의 결벽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민 접촉을 '이미지 정치'라며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노 대통령의 태도는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그런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며 그런 소신의 일단이 변화 했음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는 문제가 있는데 논리성만을 계속 얘기하는 것은 꼭 현명한 지도자만은 아닌 것 같다"며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것만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의 이런 변화에 대해 "특별히 바뀐게 아니고 정서적 측면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만수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데는 정서적 측면도 있고 논리적 측면도 있지 않느냐"며 "내용적으로 정책 대안을 만들어 정교하게 해결책에 접근하는 노력은 기본으로 하되, 정서적으로 국민과 일체감 느끼는 접근도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지 정치로 간주되던 '민생탐방'을 국민에게 실제 도움이 안되는 일종의 '쇼'라는 문제 의식 아래 공식일정도 그에 맞춰 딱딱하게 계획했다면, 앞으로는 국민과 함께 하는 정서적 측면도 부각시킴으로써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김 대변인은 "결국 그런 것이 정책의 수용성도 높일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일정, 행사 기획에 있어 기존 흐름에 덧붙여 국민과 직접 만나 위로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것도 많이 배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이 같은 변화 모색은 대국민 소통방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결과로 해석된다.
어떤 정치적 또는 정책적 대안이 진정성과 효용성을 갖췄더라도, 민심과 정서적으로 교감되지 않고 현장에 녹아들지 않으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노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맞아 '인터넷'과 '브리핑'으로 상징되는 홍보 정책의 기조에 변화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기조가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대국민 홍보의 뼈대는 유지하되 소프트웨어는 점진적으로 보완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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