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가 영어능력 평가시험, TEPS에 응시해 92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화제인데요, 무기형을 살고 있는 이 재소자는 실력을 쌓아 동료들의 영어 공부를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재소자들에게 영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의정부 교도소.
'교육생' 37살 김 모씨는 지난달 법무부에서 실시한 TEPS에 응시해 990점 만점에 928점을 받았습니다.
서울대 신입생들의 평균 점수인 620점보다 300점 이상 높은 점수입니다.
김씨는 8년 전 살인혐의로 수감돼 무기형을 살고 있습니다.
김씨는 언제 교도소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하루 10시간씩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때도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묵묵히 참아냈습니다.
[김 모씨/TEPS 고득점 재소자 : 지루하고, 어떤 때는 책 다 덮고 안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기죠. 어렵고, 공부하긴 하는데 늘진 않고.]
교도소측은 이례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허락할 정도로 면학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썼지만, 사회와 접촉을 못해 생기는 소외감은 재소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끝까지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든 죄값을 치르고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는 의지 덕분이었습니다.
[아직 (교도소) 생활이 많이 남아있어서 영어 확실히 배워서 동료들에게 지식 나눠줬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했어요.]
함께 공부한 동료들도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출소 후 무역업을 하고싶다는 38살 이 모씨는 일본어능력시험, JPT에서 950점을 받았습니다.
[이 모씨/JPT 고득점 재소자 : 죄 짓고 들어왔으니 반성한다는 차원, 여기서 허송세월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다.]
[김양휴/교도관 : 1등 같은 경우 리더십도 있고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 5,600점 받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도 못지않은 노력 했다. 담당자 입장에서 그 사람들 더 높게 평가한다.]
회색빛 교도소 안에도 희망의 싹은 움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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