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소독약으로 쓰이는 과산화수소를 몸에다 주사하는 이른바 산소치료가 다양한 효능으로 요즘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소치료가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위험하다는 사실이 SBS 단독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먼저 박정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유명 종합 병원.
만성적으로 피로하다는 말을 꺼내자 대뜸 산소치료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종합병원 산소 치료 담당 간호사 : 산소 주사라는 성분 중에 하나가 들어감으로써 나쁜 성분들과 결합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H2O2라는 과산화수소가 들어가요.]
옆방에는 한 할머니가 산소치료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서울시내에서 산소치료를 하고 있는 병원은 확인된 곳만 해도 10곳이 넘습니다.
[산소 치료 시술의: 피곤하지 않고 하고 나면 굉장히 좋아요. 한 병 먹고 취하던 사람이 두 명 먹고도 괜찮고 술이 안 취해요.]
산소 치료란 상처를 소독하는 데 쓰이는 외용약인 과산화수소를 묽게 희석시켜 정맥에 주사하는 시술입니다.
시술 병원들은 주입된 과산화수소에서 발생한 산소가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파괴하며, 감기부터 에이즈까지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또 10회 정도는 계속 주사를 맞아야 제대로 효과가 난다고 선전합니다.
한번 주사하는데 드는 비용은 15만원, 무려 150만원이 넘는 비싼 시술입니다.
재작년 9월 국내에 처음으로 이 시술법을 도입했던 한 종합병원변 이모 의사는 자신은 산소치료를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합니다.
[이모 의사(산소 치료 국내 도입) : 임상시험이 아직 허가가 안 났어요. 과산화수소는 허가가 나기 전까지는 사용하는 것이 곤란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의사에게 시술을 받은 환자의 얘기는 다릅니다.
[산소 치료 시술 환자 : (누구한테 산소치료 받으셨어요?) 이OO 교수님이요, 지난달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가고 그 전에는 이틀에 한 번씩 꼬박꼬박 갔어요.]
이 의사는 이에 대해 라벨에만 과산화수소라고 돼 있을 뿐 사실은 항산화치료를 위해 미네랄을 주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SBS 취재 결과 한 종합병원에서만 한 번 이상 과산화수소 주사를 맞은 사람은 천8백명.
두번이상도 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