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있는 다른 학원을 찾았습니다. 이 학원은 수학으로 유명한 학원인데, 여기서도 역시 방학을 이용해 한국으로 돌아와 과외를 받는 조기유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는 그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왜 한국 교과서를 공부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물어봤더니... 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웬 보험? 사정은 이렇습니다. 해외로 조기유학 간 학생들 대부분은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가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할 경우도 종종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틈틈이 한국 교과목을 떼어놓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한국에서 수학공부를 하고 다시 외국으로 건너가면 적어도 수학 과목에서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이 쌓인다는 겁니다.
이렇게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방학에 과외를 받기 위해 돌아오는 이른바 ‘역유학생’은 3-4천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 수치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한해 만 명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역유학생’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로 유학을 보내느라 돈 들고, 다시 역유학 시키느라 돈 들고... 이래저래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조기유학을 보내느냐? 이런 질문에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면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 이렇게 사교육비로 돈을 낭비하느니 아예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게 낫다'는 식의 답변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역유학’ 현상을 바라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싫어서 떠난 한국에, 사교육을 받으러 일부러 되돌아오는 모습... 참 아이러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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