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극의 현장이었던 GP가 오늘(21일)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군 보안상 촬영은 불가능했지만 취재기자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주시평 기자입니다.
<기자>
스무평이 채 안되는 내무실에는 채 가시지 않은 피 냄새와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이틀 전 사건 당시의 참극을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침상에는 모포와 매트리스가 뒤엉켜 있었고 곳곳에 핏자국과 깨진 형광등 파편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습니다.
수류탄이 터진 침상과 매트리스에는 축구공 만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천장에는 피 묻은 솜과 살점이 마른 채 붙어있었습니다.
취사장에서 숨진 조정웅 상병 자리였지만 이날은 박의원 상병이 자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내무반 바로 맞은 편, 취사장 입구에는 확인 사살까지 당한 조 상병의 혈흔이 남아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TV가 있던 체력단련실에는 소초장 김종명 중위의 긴 핏자국이 있었습니다.
총상의 고통 속에서도 뭔가 조치를 취하려 했던 흔적으로 보입니다.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최전방 GP의 병사들에게 그래도 따뜻한 보금자리였던 내무실은 참혹한 지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