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무단횡단하던 보행자가 여러대의 차량에 잇따라 치여 숨졌는데, 숨진 원인이 어느 차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가해 차량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재작년 8월 노모씨는 술에 취한 채, 전남 함평의 한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주행중이던 승용차에 치여 넘어졌습니다.
이어 승용차 4대가 도로에 넘어진 노씨를 잇따라 들이받았고, 결국 노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노씨 유족들은 가해 차량 5대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대 차량의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해차량 보험사들은 노씨가 어느 차량에 치여 숨졌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가 노씨가 숨진 것까지 책임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그러나 가해차량 보험사 모두가 연대해서, 유족들에게 6천7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어느 차량의 사고로 인해서 노씨가 숨졌는지 분명하지 않다면, 모든 가해 차량이 공통으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노씨가 야간에 술에 취한 채 도로를 무단횡단한 잘못이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책임을 45%로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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