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28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남녀주연상 수상자를 보면 새삼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꽃다운 외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최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권투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잔치였습니다.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며 경쟁 영화 '에비에이터'를 압도했습니다.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일흔다섯살 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생애 두번째이자 오스카상 최고령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상) : 정말 신나는 모험이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37일 동안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갔습니다.]
서른이 넘은 늙은 여성 복서로 열연한 힐러리 스웽크는 2000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 이어 두번째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습니다.
미모보다는 탄탄한 연기력을 앞세워 최정상에 오른 스웽크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힐러리 스웽크(여우주연상) : 나는 빈민가 이동 주택에 살면서 꿈을 키웠던 한 소녀에 불과했습니다. 아카데미에 영원한 빚을 졌습니다]
남우주연상은 소울 음악의 대부, 레이 찰스의 삶을 그린 '레이'에서 열연한 제이미 폭스가 흑인으로서는 사상 세번째로 수상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후보에 오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의 호주 교포 박세종 감독은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