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속명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기록이 처음으로 발견돼 향후 일본정부의 책임을 묻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신대연구소(소장 이성순) 강정숙 연구원은 국가기록원의 군인군속자료를 조사하던 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기록을 군속명부에서 최초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강 연구원은 이 군속명부에 나타난 김복동(79) 할머니의 본적과 생년월일 등 신상 내용이 정신대연구소의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증언2집(19 97년 발간)에 실린 김 할머니의 증언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이 이번에 발견한 군속명부는 1947년 9월에 작성된 것으로 '제 16군 사령부 동 직할부대 조선인 유수명부 제 4과 남방반'이라고 적혀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1945년 8월 31일 당시 19세로 1926년생인 김복동 할머니가 남방군 제 10 육군병원의 군속 가운데 가장 낮은 직급인 용인으로 채용된 것으로 나와 있다.
김복동 할머니는 15세에 끌려가 중국 광동,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정신대연구소의 증언 2집에는 김 할머니가 "어느날 갑자기 위안소에 군인들이 오지 않기 시작했다. 한 보름쯤 지난 어느날 일본군인들이 빨간 십자가 그려져 있는 차를 타고 위안소에 와서 우리를 태우고 떠났다. 일본 군인들이 우리를 데려간 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제 10군 육군병원이었다. 그곳에는 이미 우리 같은 여자들이 300명 정도 와 있었다"고 말한 내용이 실려 있다.
군속명부에는 김복동 할머니 이외에도 1945년 8월 1일-31일 싱가포르 등지에 있던 약 300명의 조선인 여성들이 육군 제 5병원, 제 9병원, 제 10병원 등의 용인이나 임시간호부로 채용된 기록이 있다.
강 연구원은 "전쟁이 끝난 시점에 왜 조선인 여성들을 간호부로 고용했는지 의문"이라며 "이것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은폐하거나 마지막까지 조선의 여성노동력을 편제수탈하려는 일제의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어제 15세에 일본군 성노예가 됐던 대구 김분선 할머니가 돌아가는 등 피해자가 속속 사망하고 있는 현재 이 자료는 사료적 가치는 물론 일본군 위안부제도를 부인하는 일본 우익의 주장을 반박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과 배상의 의무를 묻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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