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아 장애인들이 다단계 사기에 걸려 파산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똑같은 피해자는 자꾸 늘어만 가는데, 막을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는게 더 딱한 노릇입니다.
기동취재,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건물 앞.
20여명이 한 쪽에 모여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모두 농아인들, 바닥엔 술병이 놓여 있습니다.
[농아인 : (왜 이렇게 술을 드세요?) 속상해서요.]
알고보니 이 회사의 방문판매 사업에 투자를 했다 돈을 떼인 것.
이러기를 벌써 한달 째입니다.
[농아인 : 조금만 기다리면 투자 손해본 것 해결해 주겠다고,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만 하고...]
회사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사무실에서는 버젓이 사업 설명회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월 1억까지도 번 사람들이 많아요. 월 1억이 쉬워요.]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 절반 이상은 역시 농아인들, 수화통역사까지 동원됐습니다.
[다단계 회사직원 : (원래 농아분들이 많아요?) 갈 데가 없습니다, 이 분들은. 그래서 저희들이 통역사까지 놓고 강의를 하는 거죠.]
방문판매 사업이 부도나자 회사 간판만 바꿔단 뒤 다시 다단계 사업을 벌인 것입니다.
[다단계 업체 대표 : (이번 사업의) 이익금을 가지고 농아들한테 돌려주려고 하고 있습니다.(이익이 안 생길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이런 상황은 생각도 못한 겁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은 없습니다.]
올들어 서울 강남에서 농아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다단계 업체는 드러난 곳만 3곳.
업주들은 돈만 챙겨 달아났습니다.
[건물 관리인 : 농아인들이 많았죠. 100명이면 50명이 넘어요. 60~70% 정도 되죠.]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천여명, 떼인 돈은 무려 30억원이 넘습니다.
농아장애인 대부분은 빚더미에 올랐습니다.
[농아인 : (그 돈 어떻게 모으셨어요?) 내가 번 돈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돈, 융자도 받고...]
[노규수/서민고통 신문고 : 농아인들은 서로를 잘 믿기 때문에 한 사람이 다단계에 가입을하게되면 수백명이 한순간에 모이는 그런 취약점이 있더라구요.]
문제는 이런 업체들 대부분이 공제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 법에 무슨 특별히 농아라고 해서 더 조치하게 돼 있는 것도 아니고, 농아를 대상으로 한 업체는 있는지 모르겠는데 조사한 적은 없어요.]
[농아인 다단계 많아, 불법 다단계 추방, 단속...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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