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투자가 활발해지면 자연히 고용이 늘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은 지금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필요없는 자동화설비에 기업들이 돈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로 오히려 고용이 줄어든 셈입니다.
고철종 기자입니다.
<기자>
옛 구로공단에서 첨단 공단으로 탈바꿈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봉제공장 자리가 한건물당 3백여개 기업이 입주한 아파트형 공단으로 변모했습니다.
[진기우/산업단지 관리공단 지사장 : 요즘들어 첨단 IT(정보기술)업종 중심으로 천여개 기업이 생겨서 내년까지 3만명의 추가고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에 따라 한창 때의 절반 이하로 줄었던 근로자수도 이런 창업형 투자에 따라 최근엔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사정은 다릅니다.
수도권에 있는 이 대기업 부품공장에서는 컨베이어(운반작업차) 장치에 근로자가 함께 타고 작업합니다.
빠뜨린 부품 때문에 컨베이어를 멈출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모든 작업에서 컴퓨터가 사양에 맞는 부품을 알려줍니다.
완성된 부품은 컨베이어가 딸린 화물차에 그대로 옮겨지기 때문에 지게차가 필요없습니다.
이런 첨단 시스템으로 이 회사 매출은 몇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지만 고용은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용창출 효과가 중소기업보다 훨씬 큰 대기업 투자가 설비 투자에만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승철/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 연평균 10%이상 인건비가 오르고, 노사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람보다 자동화 설비를 늘리는 것이 기업의 현실이다. ]
따라서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의 고용확대를 위해선 그만큼 정책적 혜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기업들 스스로도 고용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