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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룬 성장

<8뉴스>

<앵커>

SBS 경제기획 '2만 달러의 비밀!' 경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꾼 아일랜드와 핀란드, 네덜란드 세 나라의 성공비밀을 현지에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이른바 강소국,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인지 먼저 노사정 대타협을 성공적으로 이끈 아일랜드의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최대식 기자입니다.

<기자>

인구 5백만, 서유럽의 작은 나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시내로 들어서면 아일랜드가 일궈낸 경제 기적의 상징이 눈길을 끕니다.

더블린 최대의 번화가인 오코넬가입니다.

영국 넬슨 해군제독의 동상이 서 있던 이 곳에는 지난 10년간의 고속 경제성장을 기념하는 120m 짜리 첨탑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아일랜드는 유럽 평균의 두 배가 넘는 고속 성장을 구가해 왔습니다. 87년 8천 달러대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02년 이미 3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17%를 웃돌던 실업률은 3.5%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1980년대 중반까지 서유럽의 지진아로 불렸습니다.

19세기 말 대기근으로 백만명이 굶어죽었고, 7백년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변변한 공장 하나 갖지 못했습니다.

부존자원도, 경제전략도 없던 아일랜드는 70년대 말 2차 석유파동 이후 급격히 내리막 길을 걸어 87년, 최악의 위기를 맞습니다.

노동자들은 17%가 넘는 살인적 실업률에 시달려야 했고, 국가채무는 국고의 130%를 웃돌았습니다.

직장들은 속속 문을 닫았습니다.

[존 스위니 대학졸업생들 가운데 상당 수가 거의 40%가 해외로 다시 빠져나간다는 사실에 심한 충격을 받았죠. ]

침몰 직전의 아일랜드를 일으켜 세운 것은 위기 의식을 공감한 노.사.정의 대타협이었습니다.

맥카신 객관적인 위기 상황이 노.사.정 모두를 위태롭게 했습니다.

각 부문은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독자적인 극복방법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변화는 정치권에서 시작됐습니다.

총리실 산하 국가경제사회위원회는 임금상승률을 3년간 2.5% 이내로 묶고 소득세율은 내리는 국가재건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여기에 당시 야당 당수였던 알란 듀크스가 집권당의 재정삭감안을 적극 지지하며 가세합니다.

이른바 탈라전략, 듀크스는 집권당의 경제정책에 반대만 해오던 야당의 관례를 과감히 벗어던진 것입니다.

알란 듀크스 집권당의 재정삭감 문제에 반대해 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결국 경제적으로는 불합리한 정책을 정략적인 이유만으로 추진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정치권이 힘을 합하자 아일랜드 노조도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스스로의 희생과 양보를 받아들였습니다.

피터 카셀 당시 노조원의 60% 정도가 찬성했고 나머지 40%는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업과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기 보다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업들은 더 많은 일자리를 약속했습니다.

[브랜단 버틀러 극한 위기 속에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노.사.정 모두가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서로가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87년 10월 국가부도라는 벼랑 끝 위기 속에서, 아일랜드 노.사.정은 자신들의 미래를 바꿔놓은 사회연대협약에 합의했습니다.

아일랜드의 사회적 합의는 3년에 한번씩, 지난 18년 동안 6차례나 이어져 왔습니다.

위기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합의가 아일랜드의 경제 부흥을 이끈 첫번째 열쇠가 됐던 셈입니다.

SBS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최고경영자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정부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려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올해로 우리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만 달러의 덫에 걸린 지 10년째를 맞습니다.

아일랜드의 기적은 다 함께 위기를 인정하고 힘을 모았다는,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교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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