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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취재팀, 이라크군에 33시간 억류

<8뉴스>

<앵커>

조정 기자와 함께 이라크 민병대에 억류돼 조사를 받았던 윤창현 기자가 위성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윤창현 특파원, (네, 쿠웨이트입니다.) 네,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이라크 민병대에 붙잡혀 구금돼 있던 당시의 상황,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취재팀은 그제(5일) 오전 바스라에 들어가 전쟁현장을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경찰차를 탄 이라크 민병대 요원들이 취재팀에게 소총을 겨누면서 접근했고, 곧바로 카메라를 빼앗았습니다.

취재팀은 곧바로 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바스라 시내의 민병대 사무실로 연행이 됐습니다. 민병대원들은 취재팀을 사무실 서너 곳으로 분산시켜, 4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심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심문하는 태도는 비교적 정중했고, 음식과 담배를 권하기도 하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 민병대 책임자는 SBS 취재진이 하루 뒤 바그다드로 압송될 것이며, 거기서 다시 조사를 받고 요르단으로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곧이어 취재진은 바스라 시내의 쉐라톤 호텔로 이송이 됐습니다.

객실이 500여개나 되는 큰 호텔이었지만, 이미 폭격의 상처로 폐허가 돼있었고 손님은 SBS 취재팀, 그리고 함께 억류된 아일랜드 구호단체 요원 5명이 전부였습니다.

취재팀은 그 곳에서 비상시에 대비해 준비한 빵과 물로 허기를 달래면서 계속되는 공습과 총소리를 들으며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습니다.

(탈출 순간도 상당히 긴박 했을텐데, 어땠습니까? 상황이.)

억류된 지 만 하루가 지난 어제 정오 무렵부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호텔안에는 전화와 TV가 없었기 때문에 바깥 상황을 전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격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취재팀의 불안과 긴장도 점점 더 커져갔습니다.

영국군이 바스라 시내로 접근하기 시작한 듯 했고, 이라크 민병대원들이 어디론가 달려가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취재팀을 감시하던 요원도 그 순간부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때 호텔 직원들은 "약탈 군중들이 이미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취재팀에게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더 지체하면 성난 군중들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극적으로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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