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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 없는 산골마을, 노인들만 수해복구

<8뉴스>

<앵커>

쏟아지던 폭우는 그쳤지만 강원도 산골의 수해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운 쓸 젊은이들이 없는 마을은 폐허처럼 버려져 있습니다.

강원민방 김근성 기자입니다.

<기자>

운수골 가는 길은 곳곳이 파헤쳐져 있습니다. 논은 자갈밭으로 변했고 경운기와 승용차도 흙더미에 뒤덮여 고철 덩어리가 됐습니다.

집은 포탄을 맞은 듯 반쪽이 날아갔습니다. 천여마리 송어가 있던 양어장은 흙탕물만 가득합니다.

농기계와 비료를 보관하던 마을 창고도 계곡물에 모두 쓸려나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 마을 20가구 주민 40여명은 지난 5일 새벽 집증호우로 도로와 전기가 끊겨 사흘간 고립됐습니다.

{김만덕/마을이장}
"전화가 두절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랐어요."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 뿐이어서 집과 농경지를 복구할 일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닷새만에 행정당국이 투입한 장비라야 도로 복구용 덤프트럭 1대와 굴삭기 2대가 전부입니다.

{허삼실/피해주민}
"낫 한 가락 호미 한가락 괭이 하나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늙은 두 몸둥이만 남았어요"

한 할아버지는 무너진 집에서 건져 온 가족사진 앨범을 들고 도시로 떠난 자식들만 연실 쳐다봅니다.

{김기남/피해주민}
"내려가보면 뭐해 속만 상하고 마음이 우르르 떨리고 일도 잘 안돼."

오늘의 농촌 현실을 반영하듯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노인들만 남은 운수골. 폭우는 이미 그쳤는데도 복구 작업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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