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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베스트]'링거백' 환경호르몬 검출

<8뉴스>

<앵커>

병원에 입원하면 PVC백에 담겨 있는 링거를 맞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링거백 수액에 환경호르몬이 녹아 있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여태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동취재 2000,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종합병원. 환자마다 PVC 백에 담겨 있는 링거 수액을 맞고 있습니다.

{서범기/환자 보호자,경기 안산시}
"저희가 원해서라든지 치료를 위해서라든지 그런말은 없고 그냥 의례적으로 다 이걸 하던데요."

국내 PVC백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깨지지 않아 다루기 편리하고 값이 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PVC 백에는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된 DEHP가 가소제로 첨가돼 있습니다. 이 DEHP가 수액에 녹아 든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서울대 약품분석실입니다. PVC백에 담겨진 수액에 DEHP가 얼마나 녹아나와 있는지 수액 용출실험을 해 보겠습니다.

실험 결과 모든 수액에서 환경호르몬 DEHP가 검출됐습니다. 미국 환경청에서 먹는 물 기준으로 정한 0.006PPM에 비해 최고 14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정자 수 감소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환경 호르몬이 혈관을 타고 몸 속에 쉽게 쌓이는 셈입니다.

식품의약품 안전청도 지난 2000년, 실험을 통해 수액에 DEHP가 녹아나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여태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해광 과장/식약청 의료기기 규격과}
"이런 DEHP 라든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유해성이 있다는 그런 자료는 없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굳이 식약청에서 그런 유해성이 있다는 증거도 없이 규제 힐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유럽 국가들은 PVC 백의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PVC 백 생산업체인 미국의 박스터사도 환경호르몬을 포함하지 않은 대체물질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침묵을 지키던 미국 FDA도 동물 실험결과, DEHP 가 특히 어린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피해자가 나와 봐야 손을 쓰겠다는 관계당국,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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