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사건 주역'이석희씨, 미국서 체포

<8뉴스>

<앵커>

미국으로 도피했던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오늘 새벽 미국 현지에서 체포됐습니다. 국세청을 통한 정치자금 모금, 일명 세풍 사건의 주역입니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이 늘어지고 있던 이 사건에 대해서 전면 재수사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김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8년 이른바 세풍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달아났던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도피생활 3년6개월만에 검거됐습니다.

이 전 차장은 미시간주 오크모스시의 임대주택에서 숨어 지내다가, 우리 시간으로 오늘(16일) 새벽 4시 반 미 FBI 수사관들에게 붙잡혔습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검거 소식을 통보받은 검찰은, 지난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불법 선거자금 모금에 대한 전면 재수사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또 범죄인 인도 조약에 근거해 보통 5달 정도 걸리는 송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줄 것을 미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박영관/서울지검 특수 1부장}
"미국 연방법원에서 인도재판을 심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에 해당하는 미국의 국무부장관이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 전 차장은 지난 97년 대선당시 국세청 간부들을 동원해 삼성과 현대 등 24개 기업으로부터 백66억원의 대선 자금을 불법 모금하고, 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가장 핵심인물인 이 전 차장이 미국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 등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당시 불법모금 혐의로 기소됐던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와 한나라당 서상목 전 의원 등 관련자 5명은 1심 재판이 진행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