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중년 대중 가수의 졸업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테마 기획, 오늘(7일)은 50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한 가수의 이야기를 이주형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대중가요 '신토불이'로 유명한 가수 배일호씨가 오늘 오전 한 고등학교의 졸업식장을 찾았습니다.
자식이나 조카의 졸업을 축하하러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제대로 배움의 길을 걷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서울 성지 중고등학교의 14회 졸업식.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 밖에 못나온 배일호씨, 본명 김종원씨가 그렇게도 원하던 졸업장을 받는 자리였습니다.
{배일호/가수}
"초등학교 6학년 졸업때쯤 되서 앨범비를 선생님이 가져오라고 하셨는데 그 때 돈이 없이 앨범비를 못가져가니까 학교를 못갔죠."
배씨가 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은 지난 99년 우연히 자선행사에 출연했다가 성지고 교장으로부터 입학 권유를 받아서입니다.
배우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중년 세대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였습니다.
바쁜 가수 생활 때문에 수업에 모두 출석하기는 힘들었지만, 시험은 빼먹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숙/동료 가수}
"부산, 대구 뭐 잠 몇시간 안자고 일을 하는데 언제 공부를 했을까, 노력하는데는 당해낼 수가 없구나."
오늘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아 쥔 배씨는 한 대학의 대중음악과에 특별 전형으로 합격해 대학 진학도 앞두고 있습니다.
{배일호}
"이게 제 인생의 새로운 시작으로 알고 오늘부터 새로운 각오로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