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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위손', 20년째 봉사

<8뉴스>

<앵커>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는 한 중년 이발사가 20년째 남다른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김우식 기자입니다.

<기자>

이발사 조명수씨 부부에게는 이발소가 문을 닫는 매주 수요일이 더 바쁩니다.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길을 나서 조씨 부부가 찾은 곳은 경기도 가평의 꽃마을.

장애인 원생들은 벌써 7년째 자신들을 찾아주는 조씨 부부가 이제는 가족처럼 여겨집니다.

올해 48살의 조명수씨가 장애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기 시작한 것은 29살 때인 지난 82년부터, 비록 넉넉하진 않지만 자신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섭니다.

동네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시작된 봉사활동이 이제는 전국의 3곳으로 확대됐습니다.

{조명수/서울 방화동}
"쉬는 날 할일없이 보내는 것보다 가진 기술로 도움이 될까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소문을 듣고 감동한 동료들이 하나 둘 늘어 이제는 봉사활동을 같이 하는 이발사가 30명을 넘습니다.

쉬는 날마다 집을 비우는 남편이 못마땅했던 아내도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

{강영옥/조명수씨 부인}
"얘들하고 쉬는 날이니까 놀기도 하고 그러자고 그러면 막무가내에요."

몇번 하다가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던 장애인 원생들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조씨의 태도에는 감사의 마음을 감추지 않습니다.

{이창수/꽃마을 원생}
"힘이 들겠죠. 저희들도 아니까, 굉장히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느끼죠."

{문 타대오/가평 꽃마을}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분들이 그 분들로부터 부족한 사랑을 채우는 것을 보면 이것이 진정한 이웃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죠."

장애인들의 웃는 얼굴을 볼 때가 가장 즐겁다는 조씨.

자신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장애인 원생들이 오히려 고맙다며 겸손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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