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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학용품 판매대로 양심지키기

◎앵커: 충청북도의 한 중학교에는 학생들의 마음을 비추는 양심거울이 있다고 합니다. 테마기획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에 있는 산척중학교입니다. 전체 학급수가 한 학년에 한 반씩 3개에 불과하고 학생수도 모두 90명뿐인 작은 농촌학교입니다.

이 학교 1층 한켠에서는 아주 특이한 시설이 눈길을 끕니다. 바로 학생들끼리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용품 무인판매대입니다.

지난 4월 중순 설치된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물건 값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히 회수됐습니다.

<김영주(무인판매대 운영부장) "처음 2,3일 동안은 돈이 모자라기도 했는데 이 돈도 몇일 있다가 채워졌고 지금은 매일 딱딱 맞아 떨어져 운영하는 입장에서 기쁘고 친구들이 자랑스럽다.">

어린 마음에 욕심이 생기지 않을리 없었지만 판매대 위에 걸려있는 ´양심거울´이 학생들을 지켜냈습니다.

<주장희(2학년학생)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가져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거울에 제 모습이 비친다고 생각하니까 차마 양심상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

교훈인 정직한 마음을 키우고자 무인판매대를 설치했던 학교측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대만족입니다.

<홍진삼(산척중학교 교장) "양심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쓰레기도 버리는 횟수가 줄고 아주 학교가 깨끗해졌습니다. 그리고 학급에서 분실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무인 판매대는 그동안 호텔이나 고속버스터미널 같은 장소에서도 신문을 파는 데 사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대금 회수율이 턱없이 낮다보니 요즘은 점점 자취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임진수(A호텔 직원) "서비스라는 인식이어서인지는 몰라도 10의 9정도는 집어가는 상황이죠.">

최고 지성의 산실이라는 서울대에서조차 집단컨닝이 공공연히 이뤄질 만큼 양심불감증에 단단히 빠진 우리 사회.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지도 모를 학생들의 양심지키기가 신선하게 들리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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