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구', '조폭' 미화했다

◎앵커:최근 개봉된 영화 '친구'는 관객동원에서는 연일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3,40대 남성들에게는 청소년기의 향수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분명 볼만한 영화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의리나 우정으로 너무 미화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양만희 기자입니다.

○기자:비극을 잉태한 네 친구의 우정은 13살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곽경택 감독}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이 이야기가 실화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게 될텐데.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이 이야기를 가슴 속에 안고 사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

하지만 실제인물들은 영화 내용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영화 주인공 준석과 동수의 실제 인물들은 초,중,고 어느 시절도 동창생이 아니었지만 감독은 함께 성장한 것처럼 가정해서 진한 우정을 그려냅니다.

폭력조직 칠성파에 몸을 담게 된 실제 준석과 신20세기파의 중간보스인 실제 동수의 갈등은 동수가 준석의 부하를 테러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상대방 부하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만들어서 복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그립니다.

{이명인/영화평론가}
"준석이 동수를 살해를 교사한 것을 믿지 않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흥미로운 것이 있거든요. 영화를 상업적으로 꾸미려다 보니까, 관객들이 결과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모순이 생기죠."

30여차례 난자당하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진한 우정을 역설적으로 함축해 냅니다.

하지만 수사기록에는 준석의 부하가 동수의 얼굴에 비열하게 가스총을 쏜 뒤에 예리한 흉기로 12차례 난자한 끝에 참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친구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영화속 주인공은 자신의 죄과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실제인물은 시종일관 살인 교사를 부인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범행 후 2년 반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체포된 실제 인물 정모씨는 지난 96년 10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임명진/관객}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아무리 조직폭력배라도 마음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것 같아서 그 면은 좋았어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극적으로 가공하는 것은 영화감독의 자유재량에 속합니다.

하지만 실존인물들간의 잔혹한 범죄행위를 우정이란 휴머니즘으로 미화시켜서 실제로 그렇지 않았을까 관객들이 환상을 갖게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일 것입니다.

SBS 양만희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