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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쓰고 유급

◎앵커: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한 고등학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160일 동안의 옥살이 끝에 누명을 벗고 풀려난 억울한 사연, 유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모 고등학교 2학년 한민수 군은 지난 5월 초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이 모군과 함께 서울 노량진동의 꽃집에 들어가 현금 5만원을 훔친 혐의였습니다. 당시 멀리 떨어진 당구장에 친구들과 있었고 공범으로 붙잡힌 초등학생은 만난 적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민수(고교 2년생): 계속 자백을 강요당하면서 그렇게 막 때리더라고요, 주먹으로 때리고 구둣발로 때리고... 그때 막 죽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경찰은 한 군이 자신을 시켜 범행을 저질렀다는 초등학생의 진술을 듣고는 한 군을 구속시켰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추정하는 범행시각, 한 군은 사건현장이 아닌 당구장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뒤늦게 입증됐습니다.

<당구장 주인: 처음에는 새벽 3시까지 있었는지 몰랐죠. 그런데 아르바이트 학생이(한 군과)3시 반까지 같이 있다가 나갔다고 말했어요>

가정법원은 지난 12일 초등학생의 진술이 의심스럽고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결국 한 군을 석방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복순(한 군 어머니): 이 억울한 것을 어디다가 하소연하고 어떻게 누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우리 가정은 지금 말이 아니에요. 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지금...>

다섯달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한 한민수 군. 뒤늦게나마 누명을 풀게 됐지만 결석을 70일 넘게 하는 바람에 친구들과 함께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됐습니다.

SBS 유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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