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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녹슨다

◎앵커: 대우자동차에 이어서 한보철강의 해외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차병준 기자가 집중 보도합니다.

○기자: 120만평의 거대한 부지 위에 펼쳐진 한보철강 당진공장. 지난 97년 1월, 부도가 나면서 나라 경제를 IMF 위기체제로 몰아넣는 신호탄이 됐습니다. 그리고 3년 8개월, A지구 열연코일 생산공장은 가동이 중단돼 싸늘하게 식은 용광로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3조 3000억원이 투자된 채 마무리 공사가 중단된 B지구의 사정은 더욱 처참합니다. 건설자재들이 기름과 먼지를 뒤집어쓴 채 여기 저기 방치돼 있고 고가의 장비들은 구석구석 녹이 슨 지 이미 오래입니다.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에는 철골조만 흉물로 남아있습니다. 그나마 공장역할을 하는 것은 A지구 공관 공장입니다.

부도 전 3000여 명에서 지금은 900여 명으로 줄어든 직원들은 빨리 새 주인이 나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성한(한보철강 사원): 저희들이 오직 제3자 매각이라는 그런 희망을 안고 지금까지 여기까지 왔으니까...>

당초 4억 8000만달러에 한보철강을 인수하기로 했던 미국계 네이버스 컨소시엄은 약정일인 지난달 30일까지 대금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채권단 관계자: 무한정 기다릴 수야... 빨리 하라고 요구...>

채권단은 일단 한 달 정도 더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스측이 가격을 낮추거나 아예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은 네이버스측이 계약을 위반해도 위약금은 물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대우차에 이어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다시 비틀거리면서 구조조정의 터널을 빠져나가려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SBS 차병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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