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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 사랑

◎앵커: 생활이 어려운 제자들을 돕기 위해서 거리에 군고구마 장사로 나선 선생님이 있습니다. 환갑이 가까운 노교사가 묵묵히 실천해 온 제자사랑, 테마기획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안성여중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김석근 선생님은 어둑 해지면 군고구마 리어커를 끌고 거리로 나섭니 다. 환갑을 2년 앞둔 김 선생님이 이 일을 시작 한 것은 6년 전 겨울방학. 도와줘야 할 어려운 제자를 만나면서부터입니다.

<김석근 교사(경기도 안성여중): 유혜리라는 학 생이 있는데 얘가 태어나자마자 천혜의 고아로 컸어요. 박봉의 봉급에서 떼어내는 것은 한정이 있고 그래서 몸으로 밀어붙일게 뭔가 생각한 끝에 군고구마 장사였습니다.> 그 동안 군고구마를 팔아 학비와 생활비를 지 원해 준 제자들이 30여 명에 이릅니다. 안성중 학교 재직 시절 제자인 찬법이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일손을 거들고 있습니다.

14살 때 아버지 가 5남매를 남겨놓고 세상을 떠난 뒤 생계가 막막하던 찬법이네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려 움을 이겨냈습니다. 올해 공고를 졸업하는 찬법 이가 지난해 공단에 취직하기까지 김 선생님은 든든한 후견인이었습니다.

<김찬법(안성공고 3학년): 친척분들도 저희를 버리고 가셨는데요. 저희를 모르다가 어렵게 사 는 것을 보고 저희를 도와 주시니까요. 친부모 같이 느끼지고, 또 고마웠어요.>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수정이에게도 김 선생 님은 자상한 아버지 같은 존재입니다. 갑작스런 부모의 죽음으로 출생신고도 못해 19살에 중학 교에 입학한 수정이는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로 희망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처음 군고구마 장사 를 시작했을 때 주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위한 일이 기에 김 선생님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 7시간씩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석근 교사(경기도 안성여중): 다리도 아프 고, 떨리고 춥지만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춥고 떨리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매년 겨울 석달 동안 장사를 해서 버는 돈은 200만원 남짓. 제자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할 수 있기에 오늘도 선생님은 차가운 겨울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SBS 김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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