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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특약' 더 꼼꼼히 살피세요

일반 여행때와 달라요.

본격적인 결혼 시즌입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평생 한번인데...하는 생각에 해외 신혼여행 상품을 접하게 되죠.

그런데 꼭 주의할 게 있습니다. 일반 여행상품과 신혼여행 상품의 가장 큰 차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신혼여행의 경우 '특약조건'이 많다는 겁니다.

한국 소비자원이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주요 불만 사례들을 살펴볼까요.

<사례1>

A씨는 홍콩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계약금으로 20만 원, 중도금으로 50만 원을 여행사에 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갑자기 위독해지셔서 취소하게 됐습니다.

여행사는 계약금이나 중도금은 절대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자기들이 손해를 봤다며 1,600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더 내라고 합니다.

<사례2>

B씨는 신혼여행 계약을 하면서 계약금으로 40만 원을 냈습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하자 여행사는 이미 항공권과 현지 숙박료를 다 냈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라며 더 방방 뜹니다.

<사례3>

C씨는 일시불로 신혼여행 대금 660만 원을 미리 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여행사는 항공료 260만 원 가운데 210만 원만 돌려주고 숙박료는 현지 호텔에서 돌려주지 않는다며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위 사례들은 모두 소비자들에게 1차적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여행의 경우 대충 사정하면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의 경우 좀 다릅니다.

신혼여행 상품은 여행사가 항공권을 미리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현지 숙박시설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호텔이나 리조트에 미리 대금을 지불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여행 계약서에 보면 '해약시 계약금을 일절 환급하지 않는다' 는 내용의 '특약'이 명시된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이럴 경우 특약에 대해 여행사가 반드시 사전에 설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못한다' 이런 구절이 있으면 더 철저히 '설명하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됐어요, 다 읽었어요" 이러면서 대충 넘기려 하고 먼저 '사인'부터 하고 말죠.

여행사가 제대로 설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다른 기준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일정 금액만 돌려준다 합니다. 결국 소비자가 '특약' 사항에 대해선 꼼꼼히 따져야 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겠죠.

최근엔 갑작스런 환율 변동으로 여행대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는데 따른 민원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례로 볼까요.

<사례>

A씨는 540만 원짜리 몰디브 신혼여행상품을 계약하면서 230만 원을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냈습니다. 그런데 여행사가 출발 8일 전에 환율이 인상됐다며 추가비용이 55만 원 늘었다고 말합니다. 신혼여행이라 취소도 못하고 결국 돈을 더 내야 했습니다.

해외여행 표준 약관에서 이럴 경우 명확한 규정이 있습니다. 항공료나 숙박요금이 계약 때보다 5%이상 증감하는 경우, 또 환율 때문에 2% 이상 증감하는 경우엔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그 범위 내에서 돈을 더 내라, 또는 돌려주겠다..

이런 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럴 경우에도 여행 출발 15일 전에 통보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15일 안쪽에 이런 내용을 통보할 경우엔 이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또 하나, 보통 계약서엔 당시의 '환율'이 명확히 적시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꼼꼼한 여행사라면 '환율'을 적어놓겠지만요) 이럴 경우 나중에 요금이나 환율인상에 대한 입증은 여행사가 해야 하는 '몫'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환율이 명확히 적혀있지 않았는데 나중에 환율 올랐다며 돈 더 내라고 하면 '안 줘도 된다'라는게 소비자원의 설명입니다.

신혼여행, 앞에도 말했지만 정말 소중한 경험입니다. 취소하는 일이 가급적 없어야 겠지만, 취소할 경우에도 '돈' 때문에 더 기분 나빠선 안 되겠죠. 약관, 특히 '특약' 부분은 정말 꼼꼼히 살펴보는게 중요할 겁니다.

그리고 문제 되는 경우엔 주저말고 연락달라고 한국소비자원은 당부했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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