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부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춘다면서 우대 금리를 슬그머니 축소해, 실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키워오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출자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정부가 법까지 바꿨습니다만, 은행들은 이런 꼼수를 부리고 있었던 겁니다.
김기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6% 후반까지 치솟자, 대출자들은 이제, 두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조경호/서울 양천구 : 웬만한 사람들은 전부 다 부채를 갖고 있습니다. 이미… 부채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은행 금리가 올라가고 그러니까 생활이 전부 다 어려워지는 거예요.]
은행 대출 이자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에 우대 금리를 빼서 결정합니다.
조금 더 쉽게 풀어서 말씀드리면 은행이 돈을 구해온 기본 조달 비용이 기준금리 위에 마진,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액같이 은행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고객한테는 우대 금리를 깎아주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난 7월에 은행이 맘대로 가산금리, 마진을 붙이지 못하게, 법이 바뀌었습니다.
은행이 부담할 비용, 대출자에게 떠넘기지 말라는 거죠.
그랬더니 일부 은행들이 이런 방법 쓰기 시작했습니다.
KB국민은행 한번 볼까요.
법대로 가산금리를 0.08%p 낮추면서, 동시에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우대 금리까지 0.31%p 줄여버렸습니다.
NH농협 역시 가산금리는 0.26%p 내리면서 우대 금리는 0.61%p, 두 배 이상 축소했습니다.
대기업 다니는 50대 김 부장이 올 8월 NH농협에서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이른바 '영끌'로 아파트를 샀다고 가정해 보죠.
법이 바뀌면서 이자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한 달에 17만 5천 원, 1년이면 210만 원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됐습니다.
[최재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은행이 어떤 식으로 가산 금리나 우대 금리가 정해지는지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요. 은행이 갑의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회적인 책임성을 좀 갖고….]
은행들은 "금리 장사를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국내 은행들이 사상 최대인 32조 2천억 원을 이자로 벌어들인 상황에서, 이런 해명은 씁쓸한 뒷맛만 남기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이종정·이가진, VJ : 정한욱)
'가산금리' 내리랬더니 '우대금리' 뚝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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