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관계성 범죄가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들은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대응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 진술만 듣고 안이하게 대응할 게 아니라, 가해자가 보이는 위험 지표나 사전 신호까지 같이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어서 여현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3일 전북 전주에서 60대 여성이 스토킹 잠정조치 처분을 받고 별거하고 있던 남편에게 살해당했고, 하루 전 제주에서는 40대 여성이 헤어진 전 연인이 휘두른 흉기에 숨졌습니다.
이 여성은 스토킹과 교제 폭력 등으로 가해 남성을 4차례나 신고했지만 경찰은 여성이 다시 사건 접수를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제(24일) 발생한 '대전 교제 살인 사건'과 판박이입니다.
지난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살인 사건 5건 가운데 1건꼴로 살인에 앞서 같은 가해자의 폭력이나 스토킹이 있었습니다.
사전에 이미 위험 신호가 울렸지만 막지 못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관계성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와 심리 정서적으로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윤희/변호사 (전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과 가해자에게 재범 위험성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2023년에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러면서 관계성 범죄에서 나타나는 위험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제 살인 판결문 2백여 건을 분석한 결과, 범행 전에 피해자의 휴대전화나 일상을 강압적으로 통제하거나 가족, 친구 등 관계를 차단하는 행위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성희/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교수 : 이제 경찰 질문이 좀 바뀌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가해자와 사귀는 동안이나 아니면 같이 기거하는 동안에 일상생활을 통제하거나 강압적 통제와 같은 부분들도 관계성 범죄에서 눈여겨봐야 될 부분으로 보고….]
사전에 관계성 범죄를 막자는 취지에서 오늘 국회에서는 휴대전화 감시 같은 통제 행위도 스토킹 유형에 추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김윤성)
휴대폰 뺏고 가족도 차단?…판결문 속 범행 전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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