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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산불 갈등' 싱가포르에 가스 공급 감축

인도네시아, '산불 갈등' 싱가포르에 가스 공급 감축
▲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짙은 안개

인도네시아가 '산불 사태'로 갈등을 빚는 싱가포르를 상대로 자국 수요를 우선 충당하겠다면서 천연가스 수출량을 축소했습니다.

현지시간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석유·가스 규제 당국 SKK미가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날부터 싱가포르에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양을 기존보다 하루 3천100만 표준입방피트(SCF) 줄였습니다.

조코 시스완토 SKK미가스 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전력 생산을 위한 국내 가스 공급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매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수출 감소량 중 보르네오섬과 말레이반도 사이 리아우 제도에서 생산되는 1천500만 SCF는 데이터 센터·관광 중심지인 인근 바탐 지역에 공급하고 수마트라섬에서 나오는 1천600만 SCF는 수마트라 등지의 전력 수요 충족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코 대표는 이번 수출량 감축이 다른 나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도네시아산 가스를 수입하는 싱가포르 기업 대변인은 "인도네시아의 공급량 일시 감소로 인해 고객에 대한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업체·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감축량은 작년 인도네시아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싱가포르에 수출한 가스 평균 물량의 약 14%에 해당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감축량이 싱가포르 전체 하루 가스 수요의 2% 미만으로 자국 내 에너지 공급은 충분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해 뒀다며 싱가포르 가스공사가 언제든 LNG를 추가 수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가스 공급 축소 배경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은 일단 내수에 우선순위를 둔 데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이번 조치는 자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에 따른 극심한 대기 오염 문제로 두 나라가 갈등을 빚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지난 21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산불 연기 사태와 관련해 자국을 "모욕하기를 즐기는 국가들"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22일 바흘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내수를 위한 가스 수출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를 존중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수출 중단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필요할 때는 와서 간청하면서, 정작 논의가 필요한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예의 없는 친척처럼 행동하는 것은 우리가 원치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프라보워 대통령이나 라하달리아 장관은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보르네오섬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이번 산불 사태로 인접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도 짙은 연기에 휩싸이면서 호흡기 환자가 크게 늘고 공기청정기·산소통 등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국경을 넘는 연기 오염을 처벌하는 자국 법에 따라 산불 유발 책임이 있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도 검토 중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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