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는 국가가 소유한 땅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 관리를 맡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유지를 무단 점유한 이들에게 부과하는 변상금을 깎아주고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태권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김해공항 근처의 한 사설 주차장입니다.
507제곱미터, 약 150평 규모의 이 부지는 국가가 소유한 국유지입니다.
업체는 이곳 국유지 중 70제곱미터 규모의 부지에 대해서만 대부료를 납부해 온 걸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437제곱미터는 계약을 맺지 않고 최소 5년 이상 무단 점유해 영업을 해 왔습니다.
[무단점유 업주 : 거기가 밑에가 예전에 공사하면서 쫙 공사 구간이었거든요. 이걸 제외한 부분만 나한테 임대료를 부과하는 줄 알았죠. 그래서 스무 평인 줄 알았다라고….]
국유지 관리를 맡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는 지난 1월 무단 점유 사실을 확인하고 1억 3천300여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업체 측이 소상공인이라며 감면을 요청하자, 변상금을 3분의 1 수준으로 깎아줬습니다.
캠코는 지난 2020년 제정된 재정경제부 고시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고시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국유지 대부료를 재산 가액의 3%에서 1% 수준으로 낮춰 연간 최대 2천만 원 한도 내에서 감면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면한 대부료를 기준으로 변상금을 산정하다 보니, 무단 점유자까지 혜택을 보게 된 겁니다.
지난해 감사원은 캠코가 관리하는 전체 국유지 가운데 10%인 7만 9천 필지가 무단점유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캠코는 이런 식으로 줄어든 변상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민규/국회 정무위원 (민주당) : 어려운 소상공인을 도우려고 만들었던 제도가 국유지 무단 점유자들의 부당한 감면으로 이어진 게 문제입니다.]
캠코 측은 무단 점유를 풀고 정상 계약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려면 변상금 감면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재경부는 무단 점유자들의 변상금까지 낮아지는 건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다고 보고, 변상금 산정 기준을 올리고 부과 기준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강윤정)
[단독] 국유지 무단 점유했는데…변상금도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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