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링크 위성 쏘아올린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유럽연합(EU)이 위성 인터넷서비스 사업권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스페이스X 등 미국 업체의 접근권을 제한할 경우 유럽 기업들이 '파괴적인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고 EU 주재 미국 대사가 경고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앤드루 퍼즈더 주EU 미국대사는 EU 집행위원회가 비(非) EU 기업에 위성 인터넷서비스 주파수 할당을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강행할 경우 이 같은 조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퍼즈더 대사는 유럽 기업에 대한 미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에 관한 질의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하며 미국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해당 기업들에는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퍼즈더 대사의 이 같은 언급은 EU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위성 인터넷서비스 사업권의 일부를 역내 사업자에게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앞서 EU 집행위는 내년 5월 주파수 배정 절차를 앞두고 위성 인터넷서비스에 사용되는 2기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 사용권 중 3분의 1을 EU 역내 사업자에게 배정하는 내용의 새 규정안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3분의 1은 SES, 유텔셋, 히스파사트 등이 주도해 2029년 가동할 예정인 EU의 독자 위성망 아이리스2에 할당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규정이 확정될 경우 주파수 대역의 최소 3분의 2가 EU 역내 기업에 돌아가게 됩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이미 독일 도이치텔레콤, 프랑스 오렌지, 영국 보다폰,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유럽 4대 통신사가 역내 사업자 배정 위성통신 주파수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핵심 통신 인프라를 외국 기업에 의존하는 데 따른 위험이 있다며 EU 정책 당국자들이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주파수 사용권 접근이 제한된 스페이스X는 EU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퍼즈더 대사는 "입법 목적이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정당한 목표가 아닐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깎는다고 유럽 기업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제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퍼즈더 대사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규제하기 위한 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들에서 이익을 거둬 유럽에 이득이 되게 하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구글은 지난 7월 쇼핑, 호텔 등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한 혐의로 EU로부터 4억6천만 유로(약 6천9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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