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자기야, 송금해줘" 문자 파장에…"가족 아니었다" 손절

<앵커>

킴벌리 길포일 그리스 주재 미국 대사가 비리 의혹 끝에 사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의 전 약혼녀인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로 임명했지만 결국은 등을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자세한 내막을 비디오머그 조기호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길포일 대사의 비리 정황을 폭로했습니다.

지난해 7월 길포일이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가이자 기업가인 에릭 데터스에게 10만 달러 우리 돈 1억 3천여만 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입니다.

증거로 두 사람이 나눈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자기야, 제발 오늘 안에 이거 처리해주세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 직접 송금하면 어디에도 기록이 안 남아요. 제발 부탁해요.]

더구나 길포일이 문자를 보낸 때는 자신이 그리스 대사로 지명돼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며칠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미 언론들은 문자의 수신자인 데터스가 "그전에도 30만 달러를 지불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 절대적으로 대가성 거래였다"는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길포일 측은 '달라고 한 돈은 과거에 받지 못한 강연료'라고 해명하는 상황.

하지만 의혹은 계속 쏟아졌습니다.

그리스 해운 재벌에 전용기를 타고 파리 패션쇼에 참석한 정황과 당시 파리의 최고급 호텔에 머문 비용 역시 그리스 건설사 대표가 지불한 거라는 의혹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길포일이 그리스 에너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그 회사의 로비스트를 외교 회의에 동석시켰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온갖 비리 의혹이 드러났지만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길포일을 감쌌습니다.

"우리 대사는 강력한 대사다"라고 말이죠.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녀를 해임하는 것을 고려하고 계십니까?) 글쎄요, 검토 중입니다. 네, 우리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길포일의 부패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얼마 남지 않은 중간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지 손절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가 그녀에게 말한 건 없지만, 그녀는 그리스 대사에 남지 않을 겁니다. 내가 읽은 기사, 좋지 않았어요.]

결국 길포일은 현지 시간으로 10월 13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길포일은 미 폭스뉴스 진행자였습니다.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개빈 뉴섬의 전 부인이기도 합니다.

트럼프의 장남과 약혼했지만 2024년 9월 파혼했습니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의 아내였다가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 진행자를 거쳐 공화당의 대통령 일가가 될 뻔한 길포일.

트럼프는 며느리로 들이지 못해 아쉬웠는지 2024년 12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로 지명했습니다.

그랬던 트럼프였지만 비리 의혹이 불거진 직후 확실하게 선을 그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길포일은 우리 가족이 아니었어요. 예전에 내 아들과 교제했던 것 같지만, 가족은 아니었죠.]

그리스 최초의 여성 미국 대사로 부임했지만 1년도 안 돼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채 물러난 길포일.

그리스 현지에서는 길포일의 사실상 해임을 두고 '미국 대사관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비리가 개인 일탈로 끝날지 그리스 정재계로 번지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