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전남의 한 염전에서 노동자 3명이 구조됐습니다. 염전 관계자들이 노동자들의 손발을 빨랫줄로 묶는 등 오랜 기간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피해자들이 염전을 나와도 갈 곳이 없다는 겁니다.
정반석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전남 영광에 있는 염전입니다.
경계선 지능이 의심되는 이 모 씨 등 3명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5년 동안 이곳에서 쉬는 날 없이 일했습니다.
받지 못한 임금은 3억 원이 넘습니다.
[이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새벽) 4시 반에 일어나고 밥 먹는 시간 외에 밤 11시 반까지는 일한다고 봐야 됩니다. 돈은 받은 적 없습니다.]
지난 7월 염전 업주와 작업반장 등이 기소됐는데, 공소장에는 학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일이 서툴다는 이유로 손가락으로 눈을 찌르거나 차량 트렁크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손을 빨랫줄로 묶은 뒤 소금 창고 대들보에 몇 시간씩 매달아 놓은 것도 여러 차례였습니다.
[노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사장이 손발을 아예 그냥 딱 묶어버리고서 움직이지 못하게. 손발 묶어서 줄을 딱 빨랫줄 같은 걸 그쪽으로 넘겨가지고.]
피해 노동자들은 가족과의 연락이 끊기고 돌아갈 곳도 없는 처지였습니다.
[노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도망가 봤자 최고 빠르면 1시간, 아니면 딱 하루 만에 잡혀 들어온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너 도망갈 생각 절대로 하지 말라고.]
가혹 행위는 구조되기 직전까지 계속됐습니다.
[이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쓰러졌을 때 사장이 직접 밟은 적도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손 들고 있어라.]
영광군은 피해자들이 일한 이 염전을 3년 전 점검했지만 특이사항이 없다고 했습니다.
올해 실태조사 명단에서는 아예 빠졌습니다.
당장 자립이 어려운 피해자들은 정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해 지급하는 생활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6개월간 470만 원이 최대입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임시 시설에 머물고 있는데, 방 한 칸 얻을 돈이 없습니다.
[노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통장에도 돈이 지금 10원 한 푼 없는 상태고. 나가면 길거리에서 자야 되는데….]
영광군은 피해자 2명에 대해서는 주소지가 영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기림/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활동가 : 학대 피해 장애인이 생겼을 때 적절한 지원을 하고 안전한 삶을 꾸리는 것은 그 지역 지자체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지원 없이는 염전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 모 씨/염전 피해 노동자 : 두 번 다시 돌아가기 싫은 곳이에요.]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박지인)
빨랫줄로 묶고 눈 찌르고…3억 뜯겨도 "갈 곳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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