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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사가 말려도 "일해라"…방치되는 야간 노동자들

"야간작업 중단" 진단에도…72%는 계속 일했다

<앵커>

야간 노동은 국제 암연구소가 발암 요인으로 분류할 만큼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법적으로는 야간 노동자들이 특수 건강진단을 받게 되어 있지만, 이를 아예 실시하지 않거나 검진 후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전형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6년 전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간 야간작업을 하던 고 장덕준 씨는 새벽 4시에 퇴근한 뒤 자택에서 숨졌습니다.

숨지기 전 장 씨는 6개월 이상 야간작업을 하면 받게 돼 있는 특수건강진단을 한 차례도 받지 않았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어머니 : 의사 선생님이 '이거 그냥 건강검진만 받았어도 이렇게 사망하진 않았을 텐데' 이 말씀을 처음에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가 더 화가 났죠.]

2020년 고용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장 씨를 포함해 해당 물류센터 야간작업 노동자 167명에게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쿠팡에 근로감독이 진행됐지만 특수건강진단 미실시에 대해 과태료 1천만 원 부과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 8월까지 특수건강진단 미실시로 적발된 사업장은 3천2백여 곳.

하지만 과태료는 모두 36억여 원으로 사업장당 평균 11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한 사업장들도 후속 조치는 미흡했습니다.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야간작업 노동자가 2016년 101만 명에서 2024년 128만 명으로 26% 늘어나는 동안, 질병 소견을 보인 노동자는 12만 명에서 30만 명 수준으로 2.4배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질병 소견을 받은 노동자의 92%는 야간작업을 계속하며 치료를 받는 데 그쳤고, 주간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받은 노동자는 0.3%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의사가 '건강 악화나 영구적 장해를 우려해 현재의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가장 위험한 등급 노동자의 72%가 야간작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용우/국회 기후노동위원 (민주당) : 의사들도 영구적인 또는 일시적인 작업중단을 권고하고 있는데, 사업주들은 '일하면서 치료해라'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또 사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140개 사업장 가운데 형사 입건된 곳은 9개에 불과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김한길, 자료제공 : 이용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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