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원유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고의 피해 복구를 위해 설립된 단체들이 기금 2,800억여 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단체들이 설립 목적인 공익사업은 사실상 하지 않고, 임직원 월급 등 운영비에 기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재단법인 서해안연합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를 상대로 낸 배분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재단이 1,001억여 원을, 협동조합이 1,850억여 원을 사랑의열매에 각각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인근 해상에서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선이 중국 국적 유조선과 충돌해 원유 1만 2,547kL(킬로리터)가 유출됐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2월 지역발전 기금 2,900억 원을 법정 기부금 단체인 사랑의열매에 기탁하기로 피해 주민 단체 11곳과 합의했습니다.
같은 해 피해 주민 단체들은 이 기금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익사업을 할 목적으로 재단과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태안군·서산시·서천군·당진시의 피해 주민 단체는 협동조합을, 보령시·신안군·영광군·홍성군·군산시·부안군·무안군 지역 단체는 재단을 각각 세워 2018년 11월 지역발전 기금을 나눠 받았습니다.
하지만, 2021년쯤 지역 사회에서 재단과 협동조합이 배분금을 제대로 운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양수산부와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습니다.
감사 결과, 임직원 출장비 부당 집행, 불필요한 차입, 대의원총회 구성 지연 등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이후 사랑의열매는 2023년 8월 남은 배분금 환수를 통보했지만, 두 단체가 불복하면서 민사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사랑의열매 측 주장을 사실상 전부 받아들였습니다.
재단은 2021년 말 기준 누적 집행액이 46억 원으로 전체 배분금의 4.4%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30억 원은 임직원 인건비 등 기관 운영비가 차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협동조합도 같은 시점 기준 누적 집행액이 158억 원으로 전체의 7.8%에 불과했고, 94억 원이 기관 운영비로 쓰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재판부는 "재단은 사업 기간 내 목적 사업을 완수하기보다는 임직원들이 배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 등을 인건비 등 명목으로 소진하는 방향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협동조합은 내분으로 대의원 총회가 기능하지 못했고 본부와 지부 사이 갈등, 본부 내부 갈등까지 상당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었다"고 짚었습니다.
재판부는 재단과 협동조합의 사업 계획 역시 상당히 부실하다며 "사랑의열매의 배분금 환수 조처는 적법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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