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을 둘러싸고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주재하는 한국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상대국에 강한 항의 의사를 표시하는 외교적 조치로, 외교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양국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정부는 오늘(8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추가 외교적 조치에 나선 겁니다.
이번 결정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우크라이나가 공개하면서 불거 진 외교 갈등 속에 나왔습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를 위해 참전했다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튿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당시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에 대한 사전 통보는 받았지만, 충분한 설명이나 구체적인 협의 없이 송환 사실이 공개됐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후 양국 간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갈등이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는 입장인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이러한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측의 비공개 합의 부인을 문제 삼으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어 28일에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당시 박 차관은 양국 간 비공개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측이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강력한 유감을 표하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관련 발표가 양국 간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양국 외교장관 간 협의가 이어졌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사과 수준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그제(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으며, 사과의 말이 담긴 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를 소환해야 한다는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 방안을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 역시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 소환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후 이틀 만에 정부가 실제 대사 소환을 결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양국 간 현안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외교적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박기창 대사의 구체적인 귀국 시점과 소환 기간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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