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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해" 코로나 때보다 심각…청년들 '훈련소' 자원입대? 이유가 [AFTER 8 SPECIAL]


1. 20대 청년 취업,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
올해 들어 8월까지 20대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감소폭을 보면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입니다. 올해 19만 3천 명이 줄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에 14만 2천 명, 코로나19 직후 2020년에 11만 1천 명이 준 것보다 심각한 수준인 겁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지난해와 비슷하다는데, 청년 고용률만 되려 1%p 낮아진 상황인데다, 생애 첫 취업까지는 10년 전에 비해 1.3개월이 더 걸립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4월, 청년취업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추경 예산 988억 원을 투입해서 'K-뉴딜 아카데미'를 기획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함께 50여 개 기업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직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겁니다.

2. 취업 준비생들의 하루
제가 다녀온 곳은 경기도 안성의 LS미래원이었는데요. LS그룹의 연수원에서 머물면서 직무에 필요한 코딩, 보고서 작성법, 면접법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3개월 짜리 합숙 과정입니다. 24시간,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취업에만 매진하니 실력이 금방 늘 수밖에 없습니다.

[김유빈 (27세) / 경기 수원시 : (합숙 프로그램 들어오신 지 한 달 정도 지나신 건데, 처음이랑 비교했을 때 수월해진 것 같으세요?) 네 데이터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 처음엔 그냥 엑셀 정도 수준에서 데이터를 다룰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데이터를 이제 완전 분해시켜서 다시 그 데이터 안에서 원하는 걸 뽑아낼 수 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짤 수 있다 보니 맞춤형 직무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이우섭 / LS미래원 HRD기획팀장 : 기업에서 최근에 요구되는 역량들, 예를 들어 AI 활용과 같은 역량들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좀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준비돼있는 인재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고요.]

교육을 끝마쳐도 스터디룸에서 언어 공부나 자격증 공부, 프로젝트 논의 등 자체 공부를 이어나가다 보니 이곳의 하루는 자정이 지나서야 마무리되곤 합니다. 강원 원주에서 온 김영식 씨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식 (32세) / 강원 원주시 : 조금 더 필사적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러니까 이제 나이라는 게 있으니까. 3개월 뭐 군대보다도 짧은 기간이기도 하고, 3개월 빡 하는 게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아서요.]

부산 남구 출신 차세일 씨는 제조업 인사팀에서 이미 6년이나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빠르게 변하는 업계에서 AI 역량이 필수적이란 생각에 다시 취업 신병으로 자진해서 부트캠프에 들어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취업 시장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차세일 (31세) / 부산 남구 : 채용 공고문에서도 티가 나는 게 AI를 활용해서 어떤 것들을 이루어 보았는지 그런 AI 역량을 묻더라고요. 마지막 도전이다 생각하고 좀 무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두의 최종적인 목표는 성공적인 취업이고, 업무능력을 다 탑재한 다음에 최종적인 목적을 이루는 게 저희 모두의 바람입니다.]

3. 취업 전쟁을 위한 '신병 훈련소'
'부트캠프'란 원래 신병 훈련소를 뜻하는 군용어입니다. 다들 '취업 신병'을 자처해 입소한 건데요. LS 미래원에 입소한 취업 신병의 평균 나이는 28세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1백 명 넘게 지원했고, 그중 31명이 뽑혔습니다. 경쟁률은 3:1을 넘겼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땐 입소 약 한 달 만에 4명이 취업에 성공해서 퇴소하면서 27명의 신병만 남아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트캠프'라는 용어가 지니는 상징성에 주목합니다.

[이주희 /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부트캠프가) 군대처럼 입소를 해서 하루 종일 배워야 된다는 뜻이잖아요. 취업 경쟁이 취업 전쟁으로 된 것 같다는 느낌.]

'합숙형 취업 준비'가 즉, 취업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병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나 다름 없다는 해석입니다. 부트캠프를 찾은 청년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들의 청춘을 바쳐 취업 준비를 하는 이들과 얼어붙기만 하는 노동시장에 대한 통계들을 보면서, 합숙형이라는 극단적인 형태의 취업 준비가 애초에 필요하지 않은 취업 시장이 마련되는 게 가장 필요하겠단 생각, 들었습니다.

(취재 : 이세현,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김승태 강시우,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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