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 시내에 세워진 트럼프 대통령 조롱 현판
최근 몇 달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소재로 그려진 반미 선전 벽화가 부쩍 자주 포착되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런 광고판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중 하나인 '카네예 타라한'을 취재했다며 사무실 분위기와 제작진의 설명을 전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집'이라는 뜻인 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모스타파 카파에이(32)는 "뉴스가 터지면 제작진이 움직인다. 아이디어를 내고,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작업을 설명하고, 함께 협업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무실에는 책상이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직원들이 각기 다른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회의를 위한 화이트보드가 있었고, 복도 벽에는 순교자들의 사진과 작업 구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대형 광고판들은 이란 정부가 메시지를 널리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카네예 타라한이 제작해 유동 인구가 많은 발리아스르 광장 등에 내걸린 그림 중에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트럼프를 조롱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호르무즈 해협이 트럼프의 입을 꿰매고 틀어막는 모습을 거대하게 묘사했습니다.
광고판에는 "한계점에서"라는 문구도 함께 적혔습니다.
카파에이는 급히 제작해야 할 경우 최대 약 8명으로 구성된 팀이 포스터를 불과 며칠 만에 완성하기도 한다며 "속도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작업을 포토샵으로 한다고 설명하면서, 팀의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제작 과정에서 "챗GPT와 나노바나나 등 여러 AI 엔진"을 활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스튜디오가 제작한 한 광고판에는 트럼프가 마술 상자에 갇힌 채 코카콜라와 햄버거를 쥐고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와 함께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진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그림은 트럼프가 올해 7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비밀리에 급식 운반 트럭을 거쳐 다른 항공기로 옮겨 탄 사건을 풍자한 것입니다.
록 밴드 '너바나'의 유명한 '네버마인드' 앨범 표지를 패러디한 벽화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물속에서 1달러 지폐를 붙잡으려고 하는 모습과 함께 "위대한 승리!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이란 군인이 미국 무인 잠수정을 밟고 있는 모습, 거센 바다에 서 있는 전사와 불타는 미군 군함을 배경으로 "사탄의 군대는 페르시아만에서 익사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그림 등도 있습니다.
개전 첫날 공습으로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나 2024년에 사망한 전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을 찬양하는 대형 광고판도 도시 곳곳에 내걸렸습니다.
트럼프가 이런 광고판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카파에이는 트럼프가 "미디어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그가 그 영역에서 행동할 때마다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말했습니다.
카파에이는 트럼프가 펴는 미디어 선전전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사격을 가하는" 전장 상황에 비유하면서 "상대를 면밀히 지켜보고 그에 맞춰 대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광고판들이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많은 사람이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의 전반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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