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이 두바이 인도 출신 기장 스미트 마차르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를 추락시키려 한 부기장의 공격을 받았던 기장이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승객들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상황을 버텼다고 털어놨습니다.
지난달 30일 사고가 발생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이스라엘 텔아이브 노선 비행기를 운항한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현지시간 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통화를 하며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마차르 기장은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많은 상처를 입고 바닥으로 쓰러졌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내 인생을 걸고 싸웠고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여기서 일어나지 않으면 승객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차르 기장은 오만 국적의 부기장이 흉기를 휘둘러 크게 다쳤으나 조종실 문을 열 수 있도록 잠금을 해제했고 이스라엘 승객 3명과 승무원이 조종실로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차르 기장은 항공기가 비상 착륙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날 UAE의 병원으로 이송돼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서 회복 중입니다.
마차르 기장을 공격한 부기장은 과거 급진적 이념 성향에 대한 우려로 오만에서 비행 금지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런 처분에도 불구하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인 플라이두바이에 채용됐으며, 중동 정세와 테러 위협 등으로 보안상 민감도가 높은 UAE∼이스라엘 노선에도 투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오만 당국이 당시 이 부기장에 대한 급진적 이념 성향 관련 우려를 다른 국가나 항공사와 공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의 급진적 사상에 빠졌는지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번 사건은 UAE가 주도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국제항공법상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한 관할권이 항공기 등록국가에 우선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UAE 정부 대변인은 부기장의 오만 내 비행 금지 전력에 대해 "수사 결과를 예단하거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비행기 추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낸 기장의 공로를 높게 평가하며 이번 사고를 "위험한 테러 행위"로 명명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번 항공기 고의 추락 시도를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자는 이슬람 급진화 과정을 거쳤다"며 "그는 승객들을 태운 채 항공기를 추락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플라이두바이가 인기 노선인 이스라엘행 모든 항공편 운항을 임시 중단하면서 양국을 오가던 승객 수백명이 발이 묶인 상탭니다.
사고 항공기에는 약 180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인입니다.
이스라엘 한 관계자는 양국 간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UAE에 발이 묶인 이스라엘 승객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이날부터 특별 귀국 항공편을 운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간 극단주의 활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명성을 쌓은 UAE 정부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항공 보안 전문가들은 흉기가 보안 검색을 통과한 것뿐 아니라 항공기를 추락시킬 의도를 가진 인물이라면 공항에 도착하기 전 단계에서 신원 검증 등을 통해 걸러졌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미 이번 사건을 중대한 보안 실패로 평가 중입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알터만 글로벌 안보·지정학 담당은 AP통신에 "UAE는 자신들이 심각한 허점이 있는 곳이 아니라 매우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길 바란다"며 "UAE는 자국 평판을 지키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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